"부자에겐 자유, 서민에겐 기회"
박근혜 당적정리 등 명시 안해
[ 유승호 기자 ] 자유한국당 혁신위원회(위원장 류석춘·사진)는 2일 ‘신보수주의’를 당의 새로운 가치로 내세운 혁신선언문을 발표했다. 혁신위는 선언문에서 신보수주의는 정의와 형평을 바탕으로 양극화와 불공정한 기득권을 타파하고 활기차며 따뜻한 공동체의 지속적 발전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부자에게는 자유를 주고 서민에게는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해 국민 모두가 함께 어울려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고자 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1948년 대한민국 건국이 정의로운 선택이었다는 긍정적 역사관 △광장 민주주의의 위험을 막는 대의제 민주주의 △법치주의에 기초한 경제적 자유와 서민 중심 경제 △북한의 개방과 자유화를 통한 통일을 실현하는 글로벌 대한민국을 신보수주의의 핵심 가치로 정했다.
혁신위는 대선 패배와 관련, “집권 여당으로서 국리민복과 국가 발전을 위해 추구해야 할 가치와 역할을 망각한 채 계파 정치라는 구태를 극복하지 못하고 눈앞의 이익만 좇다가 국민 신뢰와 지지를 잃고 야당의 하나로 전락한 참담한 현실을 맞았다”고 진단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당적 정리와 친박(친박근혜)계 책임론 등 인적 쇄신에 관한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무사안일주의와 정치적 타락은 자유민주 진영의 분열을 초래하면서 총선 공천 실패, 대통령 탄핵, 대선 패배라는 쓰라린 결과로 이어졌다”고만 했다.
혁신위는 “대한민국은 1948년 건국 이래 자유민주 진영이 피와 땀으로 일으켜 세우고 지켜온 나라”라고 규정, 보수 정당으로서 정체성을 강조했다. 이어 “한국당은 분열된 보수우파 세력을 통합하고 자유민주 진영의 단합된 지지를 얻어 정권을 재창출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며 한국당이 보수 통합을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박 전 대통령 시절 내세웠던 경제민주화 등 ‘좌클릭’ 정책을 버리고 홍준표 대표가 강조한 ‘이념 무장’을 지향하고 있다는 것이 정치권의 평가다.
유동열 혁신위원은 “혁신선언문 중 서민 중심 경제는 시장경제에 반하는 것으로 용납할 수 없다”며 혁신위원직에서 사퇴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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