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중소벤처기업부장관 남아 완전한 내각 출범 110일 넘길 듯
[ 서정환 기자 ]
문재인 정부의 1기 내각 구성 마무리가 역대 정부 가운데 가장 늦어지고 있다. 출범 85일째인 2일 현재까지 내각 구성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이는 2005년 장관 인사청문회가 도입된 이후 역대 정권 가운데 꼴찌다. 총리 후보자 지명 뒤 조각 완료까지 83일이 걸린 박근혜 정부의 최장기록을 이미 갈아치웠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달 23일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함으로써 전체 18개 부처 가운데 17개 장관 인선을 마감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오는 11일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열 예정이다. 김 후보자는 현역 의원 출신으로, 그동안 이어진 ‘현역 불패(현역 의원은 모두 청문회를 통과)’ 사례로 볼 때 청문회 문턱을 넘을 가능성이 크다.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야 3당이 김 후보자 인사청문보고서를 바로 채택한다 하더라도 지난달 21일 국회를 통과한 새 정부조직법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의 청문 과정이 남아 있다. 3선의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 한정화 전 중소기업청장을 비롯해 기업인 출신 2~3명이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가운데 청와대가 막판 검증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여름 휴가에서 돌아온 직후에 발표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장관 후보자를 지명한 뒤에도 야당이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을 거부할 경우 임명까지는 최대 한 달가량 추가로 걸릴 수 있다. 출범 100일째인 오는 17일은 물론 출범 110일을 훌쩍 넘겨야 조각을 완료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문재인 정부 1기 내각에 김 후보자를 포함해 현역 의원 출신이 5명이다. 선출직 단체장과 전직 의원 출신 3명 등 민주당 출신 정치인만 8명이다. 문 대통령이 엄격한 인사 잣대 등을 감안해 정치인 발탁을 늘렸기 때문이다.
다만 문재인 정부는 인사 철회나 중도 낙마 후보자 수에서는 역대 초대 내각보다 양호한 편이다. 정부 출범 후 안경환 전 법무부·조대엽 고동노동부 장관 후보자 등 2명이 중도 탈락했다. 이명박 정부 때 초기 3명(임기 전체는 12명), 박근혜 정부 때 4명(10명)보다 낙마 후보자는 적다. 국회에서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을 거부해 임명을 강행한 경우는 지난달 31일 휴가 중 전자결재를 통해 임명한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을 비롯해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강경화 외교부·송영무 국방부 장관 등 4명이다. 초기 내각에서 임명 강행은 이명박 정부 때 3명, 박근혜 정부 때 5명이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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