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지원
일자리·중소기업에 비과세 집중
'고용증대세제' 중복공제 허용…사회보험료 세금혜택 기간도 확대
비정규직, 정규직으로 전환 땐 1인당 세액공제 1000만원으로
전문가 "채용여력 없는 중소기업, 세금 때문에 고용 늘릴지 의문"
[ 김일규 기자 ]
중소기업이 신규 근로자를 채용하면 근로자 1인당 1년에 1000만원씩, 2년간 최대 2000만원까지 세금을 감면받을 수 있게 된다. 중·저소득 근로자(연소득 7000만원 미만) 임금을 올려준 중소기업은 임금증가분의 20%까지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정부가 2일 발표한 ‘2017년 세법개정안’에는 양질의 일자리를 많이 늘리는 기업에 세제 혜택을 더 주는 방안이 대거 담겼다. 하지만 세금 감면이 실제 중소기업의 고용 증가로 이어질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대학장(전 한국세무학회장)은 “법인의 절반가량이 지금도 세금을 내지 않고 있어 고용을 늘리더라도 상당수는 아무 혜택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 없어도 고용 늘리면 세액공제
정부는 현행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와 청년고용증대세제를 통폐합한 ‘고용증대세제’를 신설키로 했다. 이 세제는 기업의 투자가 없더라도 고용 증가 인원 1인당 일정 금액을 공제해 주는 것이 핵심이다. 사회보험료 세액공제, 중소기업 특별세액감면 등 다른 고용·투자지원 제도와 중복 적용도 허용된다.
중소기업은 2년간 상시근로자 1인당 1400만원, 청년 정규직 1인당 2000만원을 공제받을 수 있다. 중견기업은 상시근로자 1000만원, 청년 정규직 1400만원까지 공제 가능하다. 대기업은 청년 정규직에 한해 1년간 300만원을 공제받는다.
중소기업의 고용 증가 인원에 대한 사회보험료 세액공제(50~100%) 적용 기간은 1년에서 2년으로 확대된다. 경력단절여성이나 군대 갔다 온 특성화고 졸업생 등 재고용 시 세액공제 적용 대상은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확대되고, 공제율은 2년간 인건비의 10%에서 30%로 상향된다.
임금 올려줘도 세제 지원
중·저소득 근로자의 임금을 올리거나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기업에 대한 세제 지원도 확대된다. 직전 3년 평균 임금증가율을 초과하는 임금증가분에 대한 세액공제(근로소득증대세제) 적용 대상을 총급여 1억2000만원 미만에서 7000만원 미만으로 낮추고, 세액공제율은 10%에서 20%로 상향 조정한다.
중소기업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경우 1인당 세액공제액은 7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확대된다. 중소기업 취업자(청년, 장애인 등)에 대한 소득세 감면(70%) 적용 기간은 취업 후 3년간에서 5년간으로 늘리기로 했다. 중소기업이 근로시간을 줄이는 대신 시간당 임금을 올리면 임금보전분에 대한 소득공제율은 50%에서 75%로 상향 조정한다.
“고용 증가로 이어질지 의문”
정부가 일자리를 늘리거나 일자리 질(質)을 높이기 위해 수많은 세제 지원안을 내놨지만 신규 채용 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이 세금 혜택 때문에 고용을 늘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중소기업중앙회가 매달 실시하는 ‘중소기업 경기전망조사’에 따르면 업황전망 지수(100 기준)는 지난 4월 91.5에서 6월 90.6, 8월 84.7 등으로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경기변동 항목별 전망을 보면 내수, 수출, 영업이익, 자금사정 등 대부분이 6월 이후 하락세다.
정부의 과거 비슷한 대책들도 별 효과를 내지 못했다는 분석이 많다. 국회 예산정책처 분석에 따르면 고용증대세액공제를 운영한 두 차례(2004~2005년, 2010~2011년) 모두 취업자 증가율은 오히려 낮아졌다.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경기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단순히 세금 혜택이 많다고 고용을 늘리기는 쉽지 않다”며 “중소기업 취업을 꺼리는 청년층이 많아 고용을 늘리고 싶어도 늘리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정부 대책의 효과가 떨어진다고 하지만 청년 실업이 심각한 상황에서 쓸 수 있는 ‘카드’는 총동원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 50+50
창업기업에 대해 50% 세금(법인세·소득세)을 감면하고, 창업 후 일자리를 두 배 이상 늘리면 추가로 50% 감면해 주는 제도. 5년간 혜택이 주어진다. 창업 후 매년 채용 인원을 늘리면 5년간 세금을 한 푼도 안내게 된다는 의미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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