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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부동산 시장이 정부의 강력한 규제 정책으로 변화의 기로에 놓였다. 건설·금융 등 관련 업종들은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건설은 단기적인 시장 위축이 불가피하다는 예상이 나온다. 다만 은행업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박세리 신영증권 연구원은 3일 건설 업종에 대해 정부의 강력한 규제정책으로 단기적인 영향은 불가피 하겠지만 중장기적으로 수급 균형을 찾으면서 영향력도 중립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부는 전날 서울 정부청사에서 양도세 중과와 투기과열지구 및 투기지역 지정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하는 ‘8·2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서울 전역과 경기도 경기 과천시, 세종시는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됐다. 강남4구 등 서울 11개구 등은 투기지역으로 지정됐다.
3채 이상 다주택자가 집을 팔 땐 시세차익의 최고 60%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 장기보유특별공제도 앞으로는 받을 수 없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한도가 40%로 내려간다. 재건축 아파트의 조합원 지위 양도가 조합설립인가 이후 전면 금지된다.
박 연구원은 "지난 2002년 9월 투기과열지구 지정 당시 강남, 송파, 서초 등 강남 주요 입지의 재건축 단지 가격은 일시적으로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면서 "그러나 이후 2003년 서울 아파트 가격 14% 상승, 서울 재건축 가격 20% 상승, 2004년 서울 아파트 가격 보합, 서울 재건축 가격 -1%, 2005년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 13%, 서울 재건축 가격 23% 상승하는 등 중장기적 영향은 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번 부동산 정책은 주택시장 과열이 투기수요에 있다고 보고 수요억제에 초점을 맞췄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른 단기적인 시장 위축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형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강한 부동산 규제가 시작되면서 조정국면으로 진입할 것이라며 올해 하반기 지방을 시작으로 2018년 상반기 경기도, 하반기 서울지역의 주택가격이 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동산 규제에 이어 세제 등 추가 규제에 대한 우려도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주는 요인이다. 김 연구원은 "8.2 대책에 이어 추가적으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보유세(종합부동산세, 재산세 등) 등의 규제 가능성이 남아 있기 때문에 주택 투자심리를 악화시켜 주택분양시장도 둔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내년 1월부터 시행되는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제, 1월 분양권 전매와 4월에 적용되는 양도소득세 강화 등에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아파트 입주물량 시작(2018년 45만세대, 2019년 41만세대)으로 국내 전체 부동산 시장은 조정국면으로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가격 조정은 올해 하반기 지방에서부터 내년 상반기 경기도 지역, 내년 하반기 이후 서울 지역까지 번져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 연구원은 "주택가격은 입주물량이 급증하는 지역 중심으로 신규주택 보다 기존주택 가격이 더 큰 폭으로 하락할 수 있다"며 "재건축의 기대감으로 급증한 아파트는 올해 말까지 ‘관리처분계획인가’ 승인되지 않을 경우 가격조정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9월부터는 투기과열지구 내 거래가액 3억원 이상주택(분양권, 입주권 포함)은 자금출처 확인 등을 통해 증여세 같은 세금 탈루 여부와 위장전입 조사 등에 활용되면서 주택 투기수요도 차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부분의 대형 건설사들은 수도권 지역, 재건축·재개발 물량 중심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부동산 정책에 따른 본격적인 영향은 내년부터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박세리 연구원은 "대형건설사의 경우 수주잔고를 통한 실적 성장과 하반기 해외 추가 수주를 통해 오히려 현재 저점 부근이라 판단된다"며 "중소형건설사는 사업장 대부분이 투기과열지구 지정에서 벗어난 지역이라는 점에서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정부 정책이 은행 업종에 미치는 영향은 더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은행별로 미치는 영향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8.2 대책에서 실수요자 중심의 금융지원은 유지 및 확대됐다는 점에서 은행주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주택담보대출 성장 둔화 우려에 따른 영향도 크지 않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원은 "시중은행이 지난 3년간 높은 주택담보대출 성장에 따른 리스크 관리를 위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신규 주택담보대출 축소와 기 계약된 집단대출 중심으로만 성장해왔다"며 "오히려 대출공급 축소로 인해 마진관리가 용이하다는 측면에서 순이자마진(NIM) 개선에는 긍정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투기 수요가 배제되더라도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안정적인 대출 수요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대책 발표로 당분간 은행 외형 성장은 더욱 둔화되겠지만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며 "주택가격이 조정되면 대출 수요가 줄어드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실수요자청약 혜택과 서민주택 공급 확대 등에 따라 실수요자 중심의 대출 수요가 커질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밝혔다.
최 연구원은 "은행들의 평균 LTV가 50%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택가격 하락시에도 실질적인 손실 가능성도 매우 제한적"이라며 "은행별 가계대출 비중에 따라 관련 영향도 다소 차이는 있겠지만 그동안 대부분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에서 성장을 해온 만큼 이번 대책에 따른 은행간 차별화 현상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민하 한경닷컴 기자 mina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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