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북한·러·이란 제재 법안' 서명…중국 제재 조치도 임박

입력 2017-08-03 17:41  

러시아 "북·미 대화가 북핵 해법"
중국 언론 "미국에 맞제재 가능"



[ 추가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 러시아 이란을 한꺼번에 제재하는 ‘패키지 법안’에 서명한 데 대해 러시아가 맞제재를 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의 대중(對中) 무역·경제제재 조치도 임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국 역시 긴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심각한 결함이 있다”면서도 패키지 법안에 서명했다. 러시아는 즉각 반발했다.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는 이날 미국의 새 제재 조치를 ‘무역 전면전’으로 간주한다며 보복 가능성을 내비쳤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는 “러시아에 ‘전면적인 무역 전쟁’을 선언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행정부가 완전히 무기력하다는 것이 드러났다”며 “러시아와 미국의 관계는 극도로 긴장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러시아 외무부도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의 새 제재는 근시안적”이라며 “러시아는 적대 행위를 그냥 내버려 두지 않겠다는 의지를 이미 밝혔으며, 보복성 조치를 할 권리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이번 제재 법안을 통해 미국 대선 개입 해킹 사건도 제재 대상에 추가하고, 러시아 기업의 미국과 유럽 내 석유 사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에 대한 제재 완화나 정책 변경을 할 수 없도록 차단한 규정도 명시했다.

러시아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 논의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을 내놨다. 바실리 네벤쟈 유엔주재 러시아 대사는 “북한 핵문제는 어려운 현안이고, 손쉬운 해법이 없다”며 “북·미 대화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중국 관영 매체들도 미국에 보복 조치가 가능하다고 전했다. 3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우신보 푸단대 미국연구센터 주임은 “중국이 트럼프 행정부와의 협상을 통해 상호 이해를 확대하고 신뢰를 회복하는 효율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면서도 “핵심 이익이 침해받을 경우 보복 조치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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