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라왕 등 단독상품 완판…CJ오쇼핑 '깜짝 실적'

입력 2017-08-03 20:53   수정 2017-08-04 06:41

2분기 영업이익 43% 급증

주문액 20% 늘어 1조 육박…매출 2900억 업계 1위로
단독 기획상품 잇단 히트…T커머스도 2배 이상 성장



[ 안재광 기자 ] 홈쇼핑방송에서 1년에 수백 가지 상품이 전파를 탄다. 이 중 연간 100억원어치만 팔려도 효자상품이라고 한다. 이런 상품은 많지 않다. 불황에는 더 하다. 이런 상황에서 CJ오쇼핑이 판매하는 VW베라왕 패션 제품은 2분기에만 75억원어치가 팔렸다. 이 회사 자체상표(PB) 상품 엣지(A+G)도 50억원 넘게 판매됐다. 이들 브랜드의 선전에 힘입어 CJ오쇼핑은 2분기 사상 최대 취급액(주문액)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46%나 늘었다.


◆취급액 최고치 경신

CJ오쇼핑은 지난 2분기 취급액이 918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9% 늘었다고 3일 발표했다. 취급액은 홈쇼핑 업체가 방송이나 온라인 등을 통해 판 상품의 총액으로 매출과 비슷한 개념이다. 직전 최고치였던 1분기(9040억원)보다 100억원 이상 많다. 상품 제조업체들에 지급한 금액을 빼고, 판매 수수료를 합산한 매출은 2분기에 7.2% 증가한 2904억원으로 집계됐다. 업계 1위를 다투는 GS홈쇼핑(2635억원)을 앞섰다.

수익성도 개선됐다. 2분기 영업이익은 466억원으로 43.6% 늘었다. 이는 증권사들이 예측한 이익 규모(약 350억~400억원)를 20% 안팎 웃도는 수치다. CJ오쇼핑 관계자는 “부가가치세 환급 등 일회성 요인이 일부 있었지만, 이를 제외하고도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당기순이익도 약 60% 급증한 325억원에 달했다.

홈쇼핑업계 성장이 둔화된 가운데 CJ오쇼핑이 이런 실적을 낸 것은 상품 기획력 때문이다. CJ오쇼핑은 홈쇼핑 업체 중 인기 단독 상품이 유독 많다. 국내에서 단독으로 판매 중인 내셔널지오그래픽 여행가방은 2분기에만 66억원어치가 팔렸다.

CJ오쇼핑이 디자인하고 본사와 협의해 국내에서 판매하는 미국 패션 브랜드 VW베라왕은 방송 때마다 ‘매진’이 이어졌다. 이 회사 PB 상품 엣지(A+G)도 큰 인기를 끌었다.

◆제조업으로 영역 확장

T커머스 성장도 두드러졌다. 2분기 T커머스 취급액은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580억원에 달했다. 지난 5월부터 도입한 웹드라마, 푸드 콘텐츠 등 기존 홈쇼핑에서 볼 수 없었던 형식의 방송을 한 게 효과를 봤다. CJ오쇼핑은 T커머스에서 인기를 끈 방송 형식을 TV홈쇼핑 채널에 도입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계절적 요인도 있었다. 유독 무더웠던 2분기에 에어컨, 선풍기 등 계절가전 제품 판매가 크게 증가했다. 또 정수기와 같은 렌털(대여) 상품과 여행상품 판매 증가도 실적을 뒷받침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CJ오쇼핑은 향후 리빙 관련 제조사를 인수합병(M&A)하는 등 제조 분야 진출을 통한 확장을 계획 중이다. CJ오쇼핑에서만 파는 PB 상품에서 한발 더 나아가 다른 유통 채널에서 팔 수 있는 상품을 많이 만들 예정이다. 이미 화장품 브랜드 셉(SEP)과 식기 ‘오덴세’를 독립브랜드로 떼어내 CJ오쇼핑 이외 다른 유통 업체에서도 판매 중이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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