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무정지 면한 테메르… 브라질 개혁 속도낸다

입력 2017-08-04 18:28  

부패혐의 재판회부 부결


[ 이상은 기자 ] 탄핵 위기에서 기사회생한 미셰우 테메르 브라질 대통령(사진)이 노동법 개정과 연금 개혁 등을 강력하게 밀어붙이겠다고 밝혔다. 테메르 대통령은 브라질 역사상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부패 혐의로 기소됐으나 지난 2일 연방하원 투표 결과 재판을 피하게 됐다.

국영 통신사 아젠시아브라질에 따르면 테메르 대통령은 3일 “브라질을 개선하고 현대화하는 데 필요한 개혁조치와 행동을 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그동안 자신이 노동법 개정, 물가 안정, 기준금리 인하 등의 성과를 냈다며 남은 임기 1년5개월간 개혁을 서두르겠다고 강조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그가 재판을 피하게 되면서 재정적자 감축 계획이 정상적으로 추진되고, 이르면 50대 중반에 은퇴할 수 있게 허용하는 방만한 연금제도 등이 고쳐질 것이라는 투자자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전날 밤 브라질 연방하원은 테메르 대통령을 연방대법원 재판에 회부하는 데 동의하는지를 묻는 안건을 표결했다. 그 결과 찬성 227표, 반대 263표로 부결됐다. 재적인원 3분의 2(342명) 이상 동의 요건을 채우지 못했다.

컨설팅회사 프로스펙티바의 히카르두 세네스는 FT에 “이번 표결 덕분에 그의 입지는 더 강해졌다”며 “시장은 그의 정책이 계속 추진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는 경제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테메르 대통령은 세계 최대 육류 가공회사 JBS에서 뇌물 15만2000달러(약 1억7000만원)를 받았고 1150만달러(약 129억4300만원)를 추가 수수하려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그의 육성을 담은 녹음테이프가 공개되면서 전임 지우마 호셰프 대통령처럼 탄핵 가능성이 제기됐다.

외신들은 테메르 대통령의 혐의가 완전히 사라진 것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검찰이 수사를 통해 추가 혐의가 드러나면 그를 다시 옥죌 수 있어서다. 인기가 없는 연금 개혁 등이 계속되는 가운데 그가 또 다른 혐의로 기소되면 다음 투표에선 하원이 그의 재판을 찬성할 가능성도 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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