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제설비 증설 지연에 공급 부족
정유사 실적 눈높이 높여잡아
[ 고재연 기자 ] 하반기 아시아 지역 정제마진(원유와 석유제품값 차이)이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이런 추세가 내년까지 이어질지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 2분기 바닥을 찍은 국내 정유사 실적이 내년에는 ‘호실적’을 이어갈지 확인할 수 있는 하나의 지표가 되기 때문이다.
3일 한국석유공사가 운영하는 유가정보시스템인 페트로넷에 따르면 지난 1일 아시아 지역을 대표하는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배럴당 8.3달러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제마진은 고도화 비중이 높은 국내 정유사의 수익성을 확인하는 척도가 된다. 올해 6월까지 5~6달러대에 머무르다 7월 평균 7.4달러를 기록한 데 이어 이달 8달러 선을 넘어선 것이다.
정제마진 상승세가 이어질지는 아시아 지역에 새로 짓거나 증설하는 정제설비 규모와 석유제품 수요가 얼마나 확대되느냐에 달렸다. 우선 올해 중국 인도 베트남 등 지역에서 하루 생산량 기준 268만 배럴, 내년에는 208만 배럴 규모의 정제설비 신증설이 예정돼 있다. 하지만 증설이 계획에 미달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에너지 시장조사기관 에너지 애스펙트(energy aspects)에 따르면 올해 중국 인도 베트남에 짓고 있는 정제설비의 신증설이 잇따라 지연되는 상황이다. 하루 생산량 기준으로 올해 130만 배럴의 증산이 늦춰질 전망이다.
석유제품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정부가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목표치 6.5%를 달성하기 위해 인프라 시설 구축 등 지출을 늘리고 있어서다. 지난달 외신이 경제 전문가 65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선 중국의 인프라 지출 확대와 산업 활동 증가 추세를 바탕으로 올해 중국 GDP 증가율 전망치를 6.6%로 상향 조정했다.
중국에서는 경유가 석유제품 수요의 약 30%를 차지한다. 트럭 연료, 채광, 건설 장비 등에 사용되는 경유는 중국 정부의 인프라 투자 확대로 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인프라 구축을 위해 높은 예산을 책정한 인도에서도 경유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정유사 실적 기대치도 올라가고 있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글로벌 정제시설 가동률은 상승 여력이 점차 사라지는 반면 등·경유는 글로벌 산업 생산 회복세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며 “정제마진은 호조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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