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속속 개봉…하반기 '반전 드라마' 예고
국내 점유율 49.7% CJ CGV
최근 흥행작 '가뭄' 여파, 올 4월 이후 주가 22% 빠져
중국 등 해외서 빠르게 성장
글로벌 점유율 15% 완다시네마
미국·유럽서 거침없는 M&A 행보
중국 정부의 모기업 조사 악재에도 세계 영화산업서 영향력 커질 듯
[ 강영연 기자 ] 한국과 중국을 대표하는 영화 체인 기업은 CJ CGV와 완다시네마다. 각각 한국 유가증권시장과 중국 선전A시장에 상장된 두 회사는 여러모로 닮은꼴이다. 모두 자국에서의 높은 점유율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최근 주가가 움직이는 궤적도 닮았다. 한동안 꾸준한 상승세를 그렸던 두 종목은 CJ CGV가 4월, 완다가 6월부터 각각 조정을 받고 있다.
◆활발한 해외 공략
CJ CGV의 한국 시장 점유율은 49.7%(매출 기준)에 달한다. 한국 1위 영화 체인 기업이다. 완다는 중국 1위다. 작년 기준 중국 내 시장 점유율은 13.4%다.
두 회사는 이를 바탕으로 해외 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CJ CGV는 완다의 안방인 중국 시장 공략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2006년 중국 상하이 1호점을 연 뒤 영화관 수를 지속적으로 늘려 2017년 1분기 기준으로 중국 내 81개 극장, 636개 상영관을 운영하고 있다.
중국 연결법인의 작년 매출은 CJ CGV 전체의 16.8%(2410억원)로, 아직 비중이 크지 않다. 하지만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CJ CGV는 중국뿐 아니라 터키(90곳), 베트남(40곳), 인도네시아(27곳)에서도 출점 속도를 높이고 있다.
베트남 최대 사업자인 CJ CGV 베트남의 국내 상장을 추진하는 것도 호재가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CJ CGV는 CJ CGV 베트남 상장 소식이 호재로 작용하며 1500원(2.24%) 오른 6만8600원에 장을 마쳤다.
완다는 미국 극장업계 2위인 AMC엔터테인먼트를 2012년에 사들인 것을 비롯해 호주, 유럽 등에서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펼쳤다. 이에 따라 작년 말 기준 완다의 전 세계 극장점유율은 15%를 넘었다. 장재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완다는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영화산업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정받는 주가
CJ CGV 주가는 지난 4월21일 1년 내 최고가인 8만8200원을 찍은 뒤 조정이 이어지고 있다. 이후 이날까지 22.22% 하락했다. 이처럼 조정을 받은 건 국내 시장에서의 영화 흥행 부진 때문이란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올 들어 국내 극장가엔 별다른 ‘흥행작’이 없었다. 작년 이후 10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영화는 ‘부산행’ 하나뿐이었다. CJ CGV의 2분기 순이익 컨센서스(증권업계 추정치 평균)는 27억원으로, 전년 동기(45억원)보다 40.0% 감소했다.
완다는 작년 2분기 이후 영화 관람객 수가 줄어들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작년 1분기 사상 최대를 기록했던 중국 박스오피스 매출이 중국 온라인 영화티켓 할인 축소와 흥행작 공백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완다는 또 외풍에 ‘직격탄’을 맞았다. 완다는 모기업인 완다그룹이 중국 정부로부터 해외 M&A 과정 등에 대한 조사를 받고 있다. 완다는 이런 소식이 알려지자 지난 6월22일 9.90% 하락하기도 했다. 전고점(60.15위안)을 찍었던 6월7일 이후 하락률은 13.48%다. 완다는 지난달 4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자회사인 완다미디어 지분 인수와 관련해 거래 정지를 당했다.
◆중국 영화시장 성장 수혜
증권업계는 하반기부터 CJ CGV의 실적이 반등할 것으로 분석한다. 여름 성수기를 맞아 ‘덩케르크’ 등 할리우드 대작과 함께 ‘군함도’ ‘택시운전사’ 등 기대작이 속속 개봉했기 때문이다. 완다는 지난 4월 ‘분노의 질주8’이 흥행에 성공한 뒤 ‘캐리비안의 해적5’ ‘원더우먼’ ‘스파이더맨 홈커밍’ 등 할리우드 대작이 잇따라 개봉하면서 반전을 노리고 있다.
장기적으로 중국 영화시장의 확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만큼 두 회사는 꾸준히 성장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최민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인의 소득 수준이 높아지고 중산층이 두터워지며 문화생활에 대한 욕구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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