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페형이지만 여유로운 실내 공간·트렁크
가속 성능은 아쉬워
‘멋진 외관과 넉넉한 실내, 얼굴값 하는 차.’
BMW가 4년 만에 새로 선보인 뉴 420i 그란 쿠페(사진)를 직접 타본 느낌이다. 최근 부산 힐튼호텔에서 울산 울주군을 왕복하는 83㎞ 구간을 달렸다. 스포츠카 같은 멋스러운 외관 디자인과 높은 실용성은 소비자의 구매욕구를 자극하기 충분했다.
겉으로 본 첫인상은 ‘날렵함’ 그 자체였다. 날카로운 눈매를 한 헤드램프와 대형 공기 흡입구로 인해 차체는 낮고 넓게 보였다. 뉴 420i 그란 쿠페는 3시리즈와 비교하면 양쪽 바퀴 간 거리가 앞뒤로 각각 14㎜, 22㎜ 더 늘어났다. 무게 중심은 30㎜가량 낮아졌다.
차체 뒤쪽까지 매끈하게 이어지는 루프(지붕) 라인은 쿠페의 성격을 여실히 드러냈다. 혁신을 먼저 시도하는 짝수 시리즈다운 모습이다. 새로운 LED(발광다이오드) 헤드램프와 리어램프 등 작지만 큰 변화도 돋보인다.
문을 열어보니 수평 형태의 대시보드가 눈에 들어왔다. 가죽과 굵은 바느질(스티치), 크롬 소재를 적용한 오디오, 공조장치는 단순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낸다.
뒷좌석은 겉보기와 달리 공간이 넉넉했다. 레그룸(발을 놓을 수 있는 공간)은 여유있고 답답한 느낌이 들지 않았다. 키가 큰 사람이 앉아도 머리 위 공간이 조금 남았다. 다만 지붕 라인에 맞춘 탓인지 시트 포지션은 다소 어색했다.
뒷유리와 함께 위로 크게 열리는 트렁크는 용량이 넉넉할 뿐 아니라 수납이 용이하게 설계됐다. 기본 용량은 480L이며 2열 시트를 완전히 접으면 1300L까지 짐을 실을 수 있다. 쿠페형이지만 레저 스포츠용품도 거뜬히 들어간다.
운전석에 앉아 시동을 걸었다. 가속페달을 밟자 부드럽게 치고 나갔다. 운전석 시트가 매우 낮아 주행 시 안정적인 느낌이 강하다.
탁 트인 고속도로에 들어서면서 가속페달을 꽉 밟았다. 시속 150㎞까지 무난한 달리기 성능을 발휘했다. 하지만 속도를 조금 더 높일수록 엔진이 굉음을 쏟아내 가속이 부담스러웠다. 엔진 소음은 여과 없이 실내로 유입됐다.
뉴 420i 그란 쿠페는 2.0L 직렬 4기통 가솔린 엔진에 8단 스텝트로닉 변속기를 얹었다. 최고 출력 184마력과 최대 토크 27.6㎏·m의 성능을 발휘한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코너링 성능이다. 구불구불한 길을 달리는 동안 도로에 착 달라붙어 한 순간도 떨어지지 않았다. 뒷바퀴가 밀리는 ‘오버 스티어’가 발생하면 전자장치 등이 즉각적으로 자세를 바로잡아줘 흐트러질 틈이 없었다.
뉴 420i 그란 쿠페는 잘생긴 얼굴과 날렵한 몸매만큼 역동적인 움직임을 자랑한다. 이뿐 아니라 보기와 달리 넉넉하고 편안한 실내 공간이 장점이었다. 시승하는 동안 연비는 L당 13.5㎞를 기록했다. 이 모델의 복합연비는 11.1㎞/L다.
다만 훌륭한 외모와 달리 무난한 가속 성능은 아쉬운 부분이었다. 또 5시리즈 등과 겹치는 가격대는 판매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뉴 420i 그란 쿠페의 판매 가격은 트림별로 5800만~8540만원이다.
부산=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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