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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병훈 문화부 기자) 놀이공원의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처럼 비명을 지르는 사람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습니다. 높은 빌딩에서 떨어지는 듯한 느낌에 바닥에 주저 앉는 사람도 있었죠. 국내 최초의 가상현실(VR) 테마파크 ‘몬스터 VR’ 풍경입니다.
몬스터 VR이 인천 송도동 트리플스트리트 D동 6층에서 지난 4일 공식 개장했습니다. 몬스터 VR은 지피엠, 비브스튜디오, 미디어프론트 등 민간 VR 개발회사 3곳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VR 콘텐츠 체험존 조성’ 사업의 지원을 받아 만든 테마파크입니다. 시설 자유이용권 1매 가격은 청소년·성인 기준으로 월~목 2만8000원, 금~일 3만8000원이고 여러 장의 티켓을 한꺼번에 사면 이보다 싸게 살 수 있습니다. 자유이용권이라고 시설을 하루 종일 이용할 수 있는 게 아니라 3시간 이용으로 제한됩니다. 기자가 이곳을 지난 5일 방문해 직접 VR 콘텐츠를 체험해봤습니다.
테마파크에 들어서자 놀이공원에 온 것처럼 기분을 띄워주는 인테리어와 소품이 눈에 띄었습니다. 벽에 거대한 해골 부조를 설치해놓거나, 나무와 야생동물 모형을 갖다놔 정글 분위기가 나도록 한 곳도 있습니다. 이용객은 어린 자녀와 함께 온 사람이 많았고 데이트를 하러 온 커플도 적지 않았습니다. 시설 면적은 1300여㎡로 한번 슬쩍 돌아보는 데 1분이면 충분할 만큼 그리 넓진 않습니다.
몬스터 VR에 있는 VR 콘텐츠는 모두 40여개. 이 가운데 10개는 시각·청각적인 자극 외에도 의자가 들썩거리거나 바람이 부는 등 추가적인 자극을 주는 4D 콘텐츠입니다. 나머지는 순수 3D 콘텐츠로 ‘게임존’에 설치돼 있는 5개의 VR 체험박스 안에서 이용할 수 있습니다.
VR 콘텐츠 가운데 하나인 번지점프 앞에 줄을 서서 차례가 오기를 기다렸습니다. 약 5분 간 기다린 뒤 입장. 시설 안에는 그네처럼 위에서 아래로 늘어뜨린 줄에 매달린 의자가 2개 있었습니다. 그 중 한 곳에 앉아 몸을 안전벨트로 조인 뒤 머리에 VR 기기와 해드폰을 썼습니다. 눈을 감았다 뜨니 어느새 제 몸이 정글 속에 있습니다. 덩굴 줄기를 타고 나무 위로 올라가 이 나무, 저 나무로 날다람쥐처럼 뛰어 다니는 화면이 눈 앞에 펼쳐집니다. 점프할 때마다 제가 앉아 있는 그네 의자가 위아래로 요동칩니다. 이리저리 공중 곡예를 하는 느낌이 꽤나 사실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약 3분 간의 체험 시간이 짧게 느껴질만큼 흥미로웠습니다.
롤러코스터 시설도 체험했습니다. 진짜 롤러코스터처럼 열차모양으로 꾸민 시설에 올라 타 안전바로 몸을 조이고 VR 기기를 머리에 썼습니다. 체험이 시작되자 의자가 움직이는 것 뿐만 아니라 바람도 불어와 정말 몸이 롤러코스터를 타고 앞으로 가는 듯한 느낌을 줬습니다. 이용자가 직접 자동차를 운전해 레이싱을 하거나 화살을 쏴 적을 맞추도록 하는 등 게임 VR도 있습니다. 두 손에 VR 핸드셋을 들고 화살을 당기는 모양으로 움직이니 VR 속에서 화살이 장전됐습니다.
게임존에서 있는 VR 체험박스는 줄을 서서 기다리다가 자기 차례가 돌아오면 1인당 5분씩 이용할 수 있습니다. 체험박스 안에 있는 모니터를 통해 이용해보고 싶은 콘텐츠를 골라 실행시키면 됩니다. 총격전이나 칼싸움 게임을 할 수도 있고 바닷속에 들어가 큰 고래를 구경할 수도 있습니다. 고래는 느릿느릿 헤엄쳐 지나가며 무심한 듯 이용자를 쳐다봅니다. 이날 VR 체험박스에서 이용자들에게 가장 인기 있었던 콘텐츠 중 하나는 고층빌딩에 고립돼 있는 새끼 고양이 구하기였습니다. 구출에 실패해 건물 아래로 떨어지면 정말로 바닥이 출렁이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시각·청각적인 자극만으로 이런 느낌까지 이끌어내는 게 놀라웠습니다.
보통 놀이공원과 달리 대기시간이 거의 없다는 점은 이 테마파크의 매력도를 높이는 요인입니다. 뒤집어 생각해보면 이 장점을 위해 일반 놀이공원 이상 되는 비싼 이용료와 시간 제한을 감수해야 하긴 하지만요. 몇 가지 개선해야 할 점도 눈에 띄었습니다. 핸드셋을 통해 게임식 VR 체험을 할 때 기기가 움직임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할 때가 많았습니다. VR은 사람에 따라 장시간 이용하면 어지러움을 느낄 수 있지만 휴식공간이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다는 점도 아쉬웠습니다. 콘텐츠에 따라 그래픽 질이 떨어지는 것도 있었는데 이는 기술 발전으로 극복해야 할 과제겠지요.(끝)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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