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거인’ 김인경, 브리티시여자오픈 제패… 마침내 메이저퀸 꿈 이루다

입력 2017-08-07 04:10   수정 2017-08-07 08:44

'작은 거인' 김인경(29·한화)이 5년 전 메이저 대회의 악몽을 씻어내고 마침내 메이저퀸의 자리에 올랐다. 예상치 못한 곳에서 찾아온 시련을 묵묵히 버텨내고 오뚜기처럼 일어난 김인경은 올 시즌 가장 먼저 3승을 수확하며 ‘제 2의 전성기’ 꽃을 피웠다.

김인경은 6일(한국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파이프의 킹스반스골프링크스(파72·6697야드)에서 열린 리코위민스브리티시오픈(총상금 325만달러·36억6000만원) 최종 라운드에서 1언더파 71타를 쳐 4라운드 합계 18언더파 270타로 정상에 올랐다. 2위 조디 유와트 새도프(잉글랜드)를 2타차로 따돌린 김인경은 시즌 세 번째 우승으로 다승 1위에 나서며 제2의 전성기 도래를 알렸다.

김인경은 2010년 이후 6년 동안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극심한 퍼트 입스와 우울증을 앓은 김인경은 명상 등 멘탈 훈련으로 이를 극복했다. 결실은 지난해 레인우드 클래식에서 우승하며 나타났다. 그리고 올해 숍라이트 클래식, 마라톤 클래식과 브리티시여자오픈까지 우승하며 두 시즌에 4승을 쓸어 담았다.

김인경은 특히 개인 통산 7번째 우승을 그토록 원하던 메이저대회에 올려 기쁨이 더했다. 김인경은 우승 직후 “우승을 전혀 기대하지 않았고 좋은 코스에서 즐겁게 대회를 치르겠다는 생각만 했다”며 “이번 우승은 마치 보너스를 받는 기분”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대회의 우승 상금은 48만7500달러(약 5억4892만원)이다. 김인경은 시즌 상금이 106만8572달러로 늘어나 2013년 이후 4년 만에 시즌 상금 100만달러 클럽에 복귀했다.

김인경은 2012년 첫 메이저 대회인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현 ANA 인스퍼레이션) 최종 라운드 18번홀에서 30㎝ 우승 퍼트를 놓치면서 연장전에 끌려갔고 끝내 패했다. 김인경은 이날 인터뷰에서 “그 때 짧은 퍼트를 놓친 덕에 연습을 많이 해 이제는 짧은 퍼트는 거의 놓치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김인경의 우승으로 이번 시즌 한국 선수들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수집한 트로피는 12개로 늘어났다. 2015년에 세운 최다승 기록(15승) 경신에 청신호를 켰다. 올해 메이저대회에서만 한국 선수가 3승을 쓸어 담아 사상 처음으로 메이저대회 시즌 4승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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