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女, 기술직에 부적합” 문서 작성한 장본인 결국 해고

입력 2017-08-08 17:16   수정 2017-08-08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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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영 국제부 기자) “남녀간 임금 격차는 성차별이 아니라 생물학적 차이 때문”이란 내용의 문서를 작성한 장본인인 구글 엔지니어가 결국 해고됐다.

8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논란이 된 글을 작성하고 구글 직원들과 공유한 인물은 제임스 다모레 엔지니어로 드러났다. 다모레는 이날 로이터통신과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영구화(perpetuating gender stereotypes)했다”는 이유로 해고됐다고 밝혔다. 미 온라인 매체 해비닷컴은 다모레의 미국 하버드대 졸업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http://sysbiophd.harvard.edu/people/alumni/james-damore)

다모레는 ‘구글의 이념적 편향(Google’s Ideological EchoChamber)’이라는 제목의 10페이지, 3300자짜리 익명의 문서를 작성했다. 그는 이 문서를 통해 인종·성별 등 다양성을 강조하는 구글의 기업 문화와 채용 철학이 좌편향됐다고 주장하면서 논란이 됐다. 이 문서엔 “여성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보다 단순히 미적인 것에 관심이 많고, 참을성이 부족하다” “여성은 남성보다 더 신경질적이고 스트레스를 못 참는다” 등 여성에 대한 편견도 다수 포함됐다.

구글 내부 게시판은 물론 소셜 미디어를 통해 그를 해고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글이 쏟아졌다. 익명의 구글 프로그래머는 트위터를 통해 “회사에서 (문서 작성자에 대한) 인사 조치를 하지 않으면 퇴사하겠다”고 말했다.

구글이 서둘러 인사조치에 나선 이유는 특히 “기술직에서 남녀간 임금격차는 생물학적 차이에 따른 것인데 마치 여성에 대한 편견 때문인 것으로 포장했다”고 다모레가 주장했기 때문이란 해석이 나왔다. 미국 노동부가 올초 정기조사 과정에서 남녀 임금 체계가 다르다는 정황이 포착됐고, 관련 자료를 충분히 제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구글을 고발했기 때문에 이 문제에 대해서 좌시하긴 어려웠을 것이란 관측에서다.

순다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사진)는 전 직원에 보낸 공문을 통해 다모레의 글을 비판했다. 피차이 CEO는 “논란의 글은 구글의 행위규범 위반”이라며 “우리의 일터에 해로운 성(性)에 대한 고정관념을 퍼뜨리는 도를 지나친 행위”라고 말했다.

다모레가 해고된 이유가 된 문서의 전문은 기즈모도 등 정보기술(IT) 전문 매체가 지난 5일 보도했다. http://gizmodo.com/exclusive-heres-the-full-10-page-anti-diversity-screed-1797564320 에서 전문을 살펴볼 수 있다. (끝) /gyc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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