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칼럼] 해외자원개발, 멈추면 안 된다

입력 2017-08-09 18:37  

암바토비 니켈광산 개발 사업처럼
자원정책 최소 10년은 두고 봐야
길게 내다보고 자원개발 이어가야

강천구 < 영앤진회계법인 부회장 >



중세 독일 광부들은 구리와 비슷한 붉은색 물질이 들어 있는 광석을 발견했는데, 이 광석에서 구리를 얻고자 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이 광석에서 유독한 증기가 나왔기 때문이다. 광부들은 이 광석을 ‘악마의 구리’라는 뜻으로 ‘쿠페르니켈(Kupfernickel)’이라 불렀다. 그후 1751년 스웨덴의 크론스텐트 남작이 이 새로운 금속광물을 그냥 니켈(nickel)이라 명명했다.

니켈은 19세기부터 산업 발전에 중요한 자원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전 세계 니켈 광석 매장량은 2016년 기준 총 7900만t이다. 매장량이 가장 많은 국가는 호주(1900만t)고 다음이 브라질(1000만t)이며 마다가스카르엔 약 160만t이 매장돼 있다. 니켈의 가장 큰 용도는 특수강에 첨가하는 것인데, 특히 니켈 도금은 아름다운 광택과 내식성이 뛰어나다.

2006년 초 노무현 정부 시절, 대한광업진흥공사(현 한국광물자원공사)는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 니켈광산 개발 사업에 뛰어들었다. 한국광물자원공사와 함께 참여한 업체는 대우인터내셔널(현 포스코대우), 경남기업, STX 등이었다. 이들 참여 기업은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그해 10월 합작계약을 체결했다. 이 사업의 특징은 우선 현금 프리미엄 없이 지분(27.5%) 취득이 가능하고 생산물의 50% 구매권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잘 진행되던 광산 건설이 2009년 3월 군부 쿠데타로 과도정권이 등장하면서 꼬이기 시작했다. 새 정권은 사인 보너스를 포함해 로열티 인상, 무상지분 양도 등 무리한 요구를 해왔다. 그해 7월 캐나다 셰릿사, 일본 스미토모상사, 한국광물자원공사 등 주주단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은행 대주단과 공조해 부당한 요구를 철회시키는 데 많은 시간을 보냈다. 계획된 건설 일정은 지연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악조건에서도 2011년 3월 광산이 완공됐고 시운전을 거쳐 2012년 9월 니켈, 코발트 제품이 생산되기 시작했다.

사업 추진 당시인 2006년 니켈 평균 가격은 t당 9000~1만달러였다가 2007년 하반기엔 2만7000달러까지 치솟았고 2011년까지는 평균 가격이 2만2800달러 정도였다. 그후 광물 가격 하락으로 몇 년간 1만달러 선까지 밀렸다 올 7월 말 기준 1만180달러까지 상승했다. 그리고 암바토비에선 니켈과 함께 코발트가 생산되고 있다. 코발트는 리튬과 함께 2차전지에 들어가는 핵심 광물이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따르면 지난 1일 코발트 현물 가격은 t당 5만7000달러로, 작년 같은 날 2만6200달러보다 117% 급등했다.

지난해 암바토비 생산 원가는 평균 니켈 가격을 밑돌았다. 2016년 니켈 평균가는 t당 9609달러인데 암바토비의 순현금생산원가는 t당 9414달러였다. 지난해 암바토비에서 니켈 4만2081t, 코발트 3273t이 생산됐다. 이 광산에서 국내 니켈 소비량의 25%에 해당하는 연 3만t의 니켈을 확보했다. 암바토비 사업은 노무현 정부 때 시작해 이명박, 박근혜 정부를 거쳐 문재인 정부에서 그 빛을 보게 된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해외 자원 개발사업이 됐다. 이 사업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자원 정책은 지금 결정해도 최소 10년, 최장 20년 이후에나 그 영향을 알 수 있다는 점이다. 그 기간에 있을 수 있는 자원시장의 변화를 누구도 정확히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원 개발은 멈출 수 없는 것이다.

강천구 < 영앤진회계법인 부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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