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미국 정보당국 보고서 인용
북한 '핵 보유국' 도달 초읽기…사실상 '레드라인' 근접 결론
핵무기 60개 보유 추정…2018년 ICBM 실전배치 가능성
[ 김동윤 기자 ]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탑재할 수 있는 소형 핵탄두 개발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미국 정보당국의 내부 문건을 인용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ICBM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만 확보하면 북한은 미국 서부지역을 겨냥한 핵무기를 실전배치할 수 있는 ‘완전한 핵보유국’으로 올라설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WP는 미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이 지난달 북한의 핵 개발 프로그램 기밀평가를 통해 이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며 단독 입수한 보고서 발췌문을 공개했다. 지난달 28일자로 작성된 보고서는 “정보당국은 북한이 ICBM급 미사일을 포함해 탄도미사일 발사를 위한 핵무기를 개발했다고 평가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 북한이 현재 60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미국은 지난달 4일 북한이 ICBM급 ‘화성-14형’을 1차 시험발사했을 때 북한의 ICBM 개발 속도가 당초 예상보다 훨씬 빠르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장거리 핵무기 개발에 필수적인 대기권 재진입 기술과 소형 핵탄두 제조 기술은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했다. 당시 미국 군사전문가들은 북한이 소형 핵탄두를 개발하는 데 최소 몇 년이 더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WP는 “하지만 DIA 보고서는 북한이 이미 중요한 이정표에 도달했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르면 내년에 ICBM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 국제전략연구소의 미사일 전문가 마이클 엘먼 선임연구원은 지난 1일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에 올린 글에서 “내년에 북한은 미국 본토에 도달할 수 있는 ICBM을 조기 배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WP는 “북한의 핵 개발이 많은 전문가가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며 “진화하는 북한의 군사위협에 대한 우려가 더욱 깊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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