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세계 최대 용량 V낸드

칩 하나에 영화 70편 담아
미국, 플래시 메모리 서밋서 공개


[ 좌동욱 기자 ] 삼성전자가 손톱 크기의 메모리칩에 고화질(HD) 영화 60편 이상을 저장할 수 있는 1테라비트(Tb)급 V낸드플래시 제품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플래시 메모리 서밋 2017’ 행사에서 새로운 V낸드 기술을 적용한 제품군을 선보였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날 데이터를 저장하는 3차원 셀 용량을 기존 512기가비트(Gb)보다 두 배가량 늘린 1Tb 낸드를 공개했다. 16단으로 쌓아 올리면 2테라바이트(TB)급 단품 패키지 제품을 만들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1Tb는 2시간짜리 HD급 화질 영화를 60~70편 정도 담을 수 있는 용량이다.

V낸드는 평면(2차원) 위에 회로를 넣는 대신 3차원 수직 구조 방식으로 회로를 쌓아 올려 집적도를 높인 플래시 메모리다. 주로 휴대폰이나 디지털카메라 등 데이터 처리량이 많은 정보기술(IT) 기기 저장 장치로 쓰인다. 삼성전자는 내년부터 이 낸드플래시를 적용한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를 양산할 계획이다. SSD는 낸드플래시를 활용한 저장 장치로 속도와 성능이 높아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서버 시스템 저장 장치의 공간 활용도를 극대화하는 새로운 SSD 규격(NGSFF·사진)도 이번 행사에서 공개했다. 기존 서버 시스템을 이 규격으로 대체하면 같은 공간에 저장할 수 있는 용량이 네 배 커진다.

삼성전자는 이와 함께 기존 제품 대비 읽기 및 응답 속도가 7~12배 빨라 실시간 빅데이터 분석이나 고성능 서버용 캐시 등에 이용할 수 있는 ‘Z-SSD’도 선보였다. 별도의 데이터 전환 과정 없이 다양한 데이터를 있는 그대로 저장할 수 있는 ‘키 밸류(Key Value) SSD’도 공개했다. 진교영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은 “낸드플래시 기술 혁신을 통해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미래 첨단 반도체 수요에 선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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