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북한 간 긴장이 고조되면서 대표적인 안전 자산인 금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최근 증시가 조정을 받고 있지만 금 가격을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는 돋보이는 성과를 내고 있다.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9일(이하 현지시간) 12월물 금 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16.70달러(1.32%) 상승한 1279.3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지정학적 긴장이 가중되면서 지난 5월 중순 이후 가장 큰 일간 상승폭을 기록했다. 금 가격은 최근 일주일간 0.07% 올랐고, 한달간 4.32% 상승했다.
금 가격을 추종하는 ETF와 상장지수증권(ETN) 수익률도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 10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의 KODEX 골드선물(H) ETF는 최근 한달간 2.72% 상승했다.
같은 기간 금 가격 상승폭의 두 배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인 한국투자신탁운용의 KINDEX 골드선물 레버리지 ETF의 경우 수익률이 4.82%로 집계됐다. 금과 은 가격을 따라가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금은선물(H) ETF는 2.47% 올랐다. 신한 금 선물 ETN도 한달간 3.61%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금 가격이 단기적으로 추가 상승할 수 있는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소재용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금은 과거 화폐의 근간으로 여겨지며 매크로(거시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지거나 달러 약세 시 주로 성과를 냈다"며 "북핵으로 인한 지정학적 위험이 다시 수면위로 급부상해 단기적으로 금 가격 상승을 지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윤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 역시 "대북 리스크가 재부각되면서 금 가격이 일시적으로 추가로 오를 수 있는 국면"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중장기 관점에서는 선진국 중앙은행의 통화 긴축 추세에 비춰 연초 이후 이어진 박스권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렸다.
서태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금 가격 향방에 큰 영향을 미치는 해외 금 ETF로 자금이 유입되지 않았고, 투기적 포지션도 크게 늘어나지 못해 연초 이후 금 가격이 박스권 흐름을 나타냈다"며 "긴축 기조가 이어지는 이상 금 가격 상승세는 하반기에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온스당 1200~1300달러 수준의 좁은 박스권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미국 7월 고용지표가 양호한 흐름을 나타내면서 미국 중앙은행(Fed)의 긴축 기조를 지지하고 있다는 점을 이 같은 전망의 근거로 들었다. Fed가 기준금리를 인상하게 될 경우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으로 분류된 채권으로부터 이자수익이 늘어나게 되고, 금에 대한 투자수요는 줄어들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 연구원은 "금리가 금 보유의 기회비용이란 관점에서, Fed의 자산 재투자 종료와 유럽중앙은행(ECB)의 테이퍼링(양적 완화 축소) 논의로 금 약세 압력이 강해질 수 있다"며 "세계 금 수요의 약 30%를 차 지하는 인도의 단일부가가치세(GST) 제도 시행도 금 가격 조정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향후 6개월 금 가격은 온스당 1150~1350달러 구간에서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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