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부진에 적자전환 CJ CGV…'택시운전사'로 살아날까?

입력 2017-08-11 15:17  



CJ CGV가 국내 사업 부진으로 2분기 적자전환을 기록하면서 주가가 고꾸라졌다. 영화 흥행 부진으로 국내 박스오피스 관객수가 계속해서 하반기에도 실적이 반등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증권사들은 일제히 CJ CGV의 목표주가를 내려잡았다.

11일 오후 3시12분 현재 CJ CGV는 전날보다 6900원(10.07%) 내린 6만1600원에 거래 중이다. 2분기 예상치 못한 영업손실 적자를 기록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CJ CGV는 올 2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이 3126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적자전환했다고 전날 공시했다. 매출은 3826억2400만원으로 21.61% 늘었고, 순손실은 118억2500만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영화 '리얼' 등 2분기 영화관에 올랐던 영화들이 줄줄이 흥행에 실패하면서 실적이 감소했다. 박스오피스시장은 전년동기 대비 1.8% 줄었다. CJ CGV의 국내 사업 매출은 2.2% 줄어든 1974억원을 기록했다.

반대로 인건비, 판관비 등은 8.1% 증가하면서 영업이익이 악화됐다. 올 2분기 국내 사업 영업손실은 90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매출 1위 영화관인 CGV용산아이파크몰이 보수에 들어가면서 영업이 일시 중단된 것 역시 악영향을 미쳤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국내 사업의 이익 안정화 여부가 주가의 향방을 결정할 것이라고 봤다. 올 2분기 국내 사업이 실적에 예상보다 큰 타격을 입혔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화 성수기인 3분기에도 CJ CGV 실적 전망은 어둡다. 현재 영화 '군함도', '택시운전사' 등이 상영되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으나 CJ CGV의 실적을 끌어올리기에는 역부족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개봉한 군함도는 현재까지 634만6470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택시운전사는 지난 2일 개봉한 이후 이날까지 616만8304명의 관객을 끌어모았다.

박정엽 미래에셋대우 연구원 "군함도와 택시운전사의 초반 성적은 역대 상위권 영화들과 비교해도 매우 좋은 편"이라면서도 "지난해 '부산행', '인천상륙작전' 보다 개봉이 늦은데다 라인업도 두텁지 못해 7월 국내 박스오피스 시장은 작년보다 20.1% 줄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3분기였던 추석 연휴가 올해는 4분기로 미뤄진 것도 변수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은 이날 CJ CGV의 목표주가를 잇따라 조정했다. KTB투자증권은 투자의견을 기존 매수에서 중립으로 내려잡고, 목표주가도 10만원에서 7만5000원으로 낮췄다.

다른 증권사들은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으나 목표주가는 일제히 내렸다. 삼성증권(9만3000원→8만5000원), 하나금융투자(12만원→10만원) 신한금융투자(10만원→9만원), 유안타증권(10만3000원→8만9000원), 미래에셋대우(10만5000원→9만6000원), KB증권(9만2000원→9만원), 대신증권(11만원→9만4000원), 이베스트투자증권(11만5000원→9만2000원), 한국투자증권(9만8000원→8만8000원) 등이 목표주가를 하향했다.

다만 해외 사업이 성과를 내고 있는 만큼 중장기적으로는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 2분기 중국 법인의 영업이익은 31억원으로 3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터키는 정국 안정화와 국내외 작품 흥행으로 시장 박스오피스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50% 증가했다.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7월 중국 박스오피스가 11.5% 증가했고, 터키도 주간평균 25% 이상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중국시장의 경우 지난달 27일 개봉한 '전랑2'가 최고 매출을 경신한 만큼 앞으로가 기대된다"고 했다.

김근희 한경닷컴 기자 tkfcka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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