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이용자 둘 중 한명
통화 녹음앱 T전화·후후 사용
사소한 농담까지 폭로 불안감
[ 성수영 기자 ]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의 절반 이상이 자동녹음 기능 앱(응용프로그램)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사람이 통화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거의 모든 통화가 녹음이 가능해진 것이다.
11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T전화(SK텔레콤) 후후(KT) 등 통화 자동녹음이 가능한 앱 사용자는 2200만 명(7월 말 기준)이다. 4220만 명으로 추산되는 스마트폰 이용자 두 사람 중 한 사람은 자동녹음 앱을 깔고 있다는 의미다. 이들 앱의 녹음기능을 활성화하면 녹음 버튼을 따로 누르지 않아도 모든 통화가 휴대폰에 자동 저장된다.
별도의 녹음 앱을 깔지 않아도 안드로이드폰에는 녹음 기능이 기본 사양으로 내장돼 있다. 안드로이드폰의 국내 시장점유율은 74%에 달해 사실상 모든 국민이 ‘몰래 녹음’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자동녹음 앱 이용자는 지난해 ‘국정농단 사태’ 이후 급증하는 추세다. 올해 T전화와 후후를 다운로드하거나 이용하기 시작한 사람은 400만 명을 웃돈다. T전화 월 사용자만 해도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진 작년 10월 793만 명에서 지금은 913만 명으로 불어났다. 출시 2년이 지난 서비스의 이용자가 빠르게 늘고 있는 것은 국정농단 사태 등으로 자동녹음 기능이 널리 알려졌기 때문이라는 게 정보기술(IT)업계의 설명이다.
‘자동녹음 시대’의 도래를 불편하게 여기는 기류도 확산되고 있다. 친구와의 농담, 지인과의 대화도 여차하면 폭로될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몰래 한 녹음이 합법이다. 통신비밀보호법은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 간 대화를 녹음하지 못한다’고 정하고 있다. 대화 당사자의 녹음은 합법이라는 취지다. 사회 이슈로 떠오른 ‘갑을 문제’는 통화 녹음을 ‘뜨거운 감자’로 만드는 요인이다. 선의의 대화를 짜깁기해 악용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어서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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