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사 전 북한 미사일기지 초토화"
"미국 대응 없을것으로 확신해야 발사"
"북한 발사땐 미국 어떻게든 대응할 것"
[ 정인설 기자 ] 북한이 미사일로 미국령 괌 주변을 타격할 것이라고 예고한 가운데 국내외에서 한·미와 북한의 대응에 대한 다양한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한·미·일 3국이 북한의 도발 전에 미사일 기지를 초토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는가 하면 미국이 대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서야만 북한이 괌 포위 사격을 감행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만약 북한이 괌을 향해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쏘면 한·미·일 3국은 미사일 방어(MD) 자산을 총동원해 북한의 화성-12형을 요격할 가능성이 크다. 화성-12형이 대기권 밖으로 나가는 시점이 되면 일본 열도 주변에 배치된 이지스 구축함이 SM-3로 요격할 수 있다. SM-3가 요격에 실패하면 미국은 괌에 배치한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를 이용할 공산이 크다.
중국의 군사전문가인 쑹중핑은 “북한의 미사일이 괌에 도착할 능력이 있지만 이는 미국과 동맹국들이 아무런 행동을 취하지 않을 경우에 해당한다”며 “화성-12형 미사일은 액체연료 주입과 발사위치 진입 등 발사하는 데까지 상당한 준비가 필요하기 때문에 미국 스파이 위성이 위치를 포착해 공중에서 타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때문에 북한이 미사일 발사 전까지 고심할 것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김정은은 결국 살길을 찾기 위해 미국이 대응을 안 할 것이라는 확신이 서면 도발할 것이고, 미국이 그에 대해 보복할 것으로 믿으면 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 6자회담 수석대표를 지낸 위성락 전 주러시아 대사는 미국의 대응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위 전 대사는 “북한이 괌 인근에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며 “북한이 발사하면 미국은 어떻게든 대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김정은이 막상 발사 명령을 내릴지는 모르지만 발사 명령 직전 상황까지 북한은 끌고 갈 것 같다”며 “우리 정부가 물밑에서 미국과 대화해서 상황 악화를 막아야 하며 영향력이 제한적일지라도 중국이 여러 방면에서 중재 노력을 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북한은 대미 위협 수위를 높이는 한편 내부 결속을 독려하고 있다. 북한 노동신문은 11일 “판가리 결전은 시작되었으며 최후의 승리는 위대한 우리 인민의 것”이라며 “승리를 위해 온 넋을 깡그리 불태울 줄 아는 신념의 강자, 의지의 강자가 되자”고 주민들을 독려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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