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탄 반발에 인도군 파견 배치
두달째 대치…군사적 충돌 임박
[ 추가영 기자 ] 중국과 인도 간 국경분쟁이 두 달 가까이 이어지는 가운데 인도군은 국경 부근 주민에게 대피 명령을 내리고, 중국군은 포격 훈련을 하는 등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11일 홍콩 동방일보에 따르면 인도군은 분쟁 지역 도카라(중국명 둥랑)에서 35㎞ 떨어진 마을 주민 100여 명에게 대피 명령을 내렸다. 이번 대피 명령은 인도군과 중국군 충돌에 대비해 주민 안전을 위해 내린 조치로 알려졌다. 해당 지역에 배치한 인도군을 1000여 명 증원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인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인도군 제33군 소속 3개 사단이 20여 일 전 국경 방면으로 이동했으며 최정예 부대는 이미 작전 지역에 진입했다. 이들 병력은 인도와 중국 국경 지역인 시킴주 근처 인도 동북부 지역에 배치됐다.
중국군도 서부 고원지대에서 인도군을 겨냥한 기습작전으로 보이는 군사훈련을 벌이면서 주변 지역 병력과 보급을 증강하고 있다.
중국 현지 매체들은 서북부 고비 사막에서 장거리 로켓포 ‘PHL03’으로 밤낮을 가리지 않고 포격 훈련하는 장면을 공개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지난 10일 평론을 통해 “중국은 국가 주권과 영토 완정(完整·완전하게 갖춤) 문제에서 결코 타협하거나 양보한 적이 없다”며 “인도 측이 고분고분하게 물러서지 않으면 결국에는 불놀이하다 스스로를 태우고 모든 뒷감당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분쟁은 중국군이 지난 6월16일 중국과 인도, 부탄 3개국 국경선이 만나는 도카라에 도로를 건설하면서 시작됐다. 중국군의 조치에 부탄이 강력 반발하자 부탄과 상호방위조약을 근거로 파견된 인도군과 중국군 간 대치가 두 달째 지속되고 있다.
3500㎞에 이르는 국경을 마주하는 인도와 중국은 국경선에 대한 견해차로 1962년 전쟁까지 치렀다. 인도는 영국의 식민지였던 1914년 영국이 그은 ‘맥마흔 라인’을 국경선으로 보는 반면 중국은 영국 침략 전의 경계선을 국경선으로 주장하고 있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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