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9개월·문재인 정부 3개월 평가?…여야, 국감 공수교대 헷갈리네

입력 2017-08-13 18:27  

여의도 Wi-Fi


[ 박종필 기자 ] “공격수인지 수비수인지 헷갈리네.”

오는 9월 정기국회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바른정당 등 여야 의원실이 국정감사 전략 마련에 애를 먹고 있다. 유례없이 대통령 선거 4개월여 만에 열리는 데다 10년 만의 정권 교체로 ‘공수’까지 뒤바뀌었기 때문이다.

국감은 정부의 실정을 파고드는 야당이 주인공이지만 이번엔 공격과 수비의 역할 분담이 모호하다. 게다가 올해는 10월 추석 황금연휴를 고려해 여야가 국감을 9월에 하기로 잠정 합의함에 따라 시간적으로 촉박하다.

국감은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들의 1년간 활동 실적을 평가한다. 이번 국감은 박근혜 정부 9개월, 문재인 정부 3개월이 평가 대상이다. 야당이 된 한국당이나 바른정당으로선 정부의 실정을 마냥 비판할 수 없는 처지다. 민주당도 현 정부 정책 방어보다는 전 정부의 실정을 파헤치는 게 나을 수 있다. 민주당 한 의원실 보좌관은 “국감은 야당이 주인공인데 지난 10년간 국감 하느라 힘들었으니 이번에는 좀 쉬엄쉬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일부 민주당 의원실은 대선 이후 상당수 보좌진이 청와대로 옮겨가는 바람에 국감 준비에 손을 놓고 있다. 박근혜 정부 때 여당이던 한국당 바른정당 역시 공격과 방어가 모호하기는 마찬가지다. 정치권 관계자는 “결국 피감 대상인 공공기관의 수장이 어느 정권에서 임명됐느냐에 따라 국감 분위기가 달라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회 보좌진은 국감 준비를 위해 보통 2~3개월 전부터 상임위원회 소속 산하기관들의 자료를 모은다. 국감에서 예리한 질의를 던지는 의원들은 언론을 통해 명성을 얻어 ‘국감 스타’로 떠오르기 때문에 인지도가 낮은 초·재선 의원들은 오랜 시간 국감 준비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올해는 국감 준비 기간이 한 달뿐이어서 ‘부실 국감’ 우려가 나온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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