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착상태 빠진 도시바 반도체 매각

입력 2017-08-13 18:58   수정 2017-08-14 13:37

한·미·일 컨소시엄과 협상 공회전
미국 WD·폭스콘과도 진전 없어
실마리 못찾고 의미없는 장기전



[ 좌동욱 기자 ] 세계 2위 낸드플래시 제조회사인 도시바메모리 경영권 매매 협상이 길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도시바 측이 일본 정부와의 교감 속에 SK하이닉스를 지분인수 대상에서 배제하기 위해 매각작업 자체를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다.

13일 외신과 국내외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도시바는 자회사인 도시바메모리를 매각하기 위해 SK하이닉스가 포함된 한·미·일 컨소시엄, 미국의 낸드플래시업체 웨스턴디지털, 대만 최대 전자업체인 훙하이그룹 등 3곳과 협상하고 있다. 지난 10일엔 쓰나카와 사토시 도시바 사장이 기자회견에서 “웨스턴디지털과 대만 폭스콘(훙하이그룹 자회사)과도 협상 중”이라며 대상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매각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한·미·일 컨소시엄과 도시바메모리 간 매각 협상은 다소 지지부진한 상황이며 협상 데드라인(완료 시점)도 분명치 않다”고 상황을 전했다.

투자은행(IB)업계 안팎에서는 “이런 상황에서 최근 도시바 측이 다른 인수후보와 매각 협상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을 외부에 공개한 것은 SK하이닉스를 압박하기 위한 카드”라는 해석을 내놨다. 도시바 측은 SK하이닉스가 향후 미국계 사모펀드(PEF)인 베인캐피털이 보유한 도시바메모리 보통주 지분(약 33%)의 전부 또는 일부를 매입할 수 있는 계약을 베인캐피털과 맺은 것을 문제 삼는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도시바메모리에 대한 지분 매입 없이 대출만 하라는 것이 도시바 측 속내다. 하지만 SK하이닉스 입장에서는 향후 주식 인수 조건도 없이 경쟁사에 거액을 대출하는 것은 사실상 배임 행위라는 이유로 난색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도시바메모리 매각 여부를 둘러싼 도시바와 웨스턴디지털 측의 법정 소송, 중국 정부 등 세계 각국의 독과점 심사도 매각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로 거론된다.

일각에서는 도시바가 지난 10일 2016회계연도(2016년 4월~2017년 3월)와 올 1분기(2017년 4~6월) 감사보고서에 대해 감사법인으로부터 조건부 적정 의견(한정)을 받으면서 도시바메모리 매각에 필요한 시간을 벌었다는 관측도 나온다. 도시바가 감사법인으로부터 부적정 의견 등을 받으면 상장폐지나 대출금 조기 회수 등으로 도시바메모리 매각에 불리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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