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보호 좌회전 차와 충돌한 과속 직진차량 '과실 40%'

직진차량에 통상 20% 과실
재판부 "과속하면 과실 커져"


[ 고윤상 기자 ] 과속하다가 비보호 좌회전하는 차량과 충돌하면 과실이 커진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30단독 허경호 부장판사는 김모씨가 가입한 롯데손해보험이 삼성화재해상보험을 상대로 낸 구상금 청구 소송에서 “롯데손해보험은 삼성화재에 보험금 4856만원의 60%(2913만6000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고 15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해 1월 EF쏘나타 차량을 타고 서울 신수동 서강대 정문 앞 교차로 부근에서 비보호 좌회전을 했다. 맞은편에서는 이모씨가 벤츠차량을 타고 시속 110㎞로 달려오고 있었다. 도로의 제한속도는 시속 60㎞였다.

두 차량은 피하지 못하고 충돌했고 김씨는 전치 3주의 상해를 입었다. 이씨는 과속했다는 이유로 벌금 100만원에 약식 기소됐다. 김씨는 차량 수리비로 롯데손해보험으로부터 65만원, 이씨는 삼성화재로부터 4856만원을 받았다. 보험회사들은 각각의 운전자 과실을 따지며 법원에 구상금 청구 소송을 냈다.

롯데손해보험은 상대방에게 30% 과실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씨가 먼저 교차로에 진입했고 상대방이 과속해 충돌을 피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교차로에 동시에 진입한다면 직진 차량엔 과실이 없다는 게 기존 판례다. 직진 차량 진입이 늦었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통상 직진 차량에도 20% 과실이 있다고 본다. 과속까지 했으니 이보다는 과실이 크다는 게 롯데손해보험 측 주장이었다.

재판부는 이씨의 과실을 40%라고 봤다. 허 판사는 “이씨가 정속 주행했다면 김씨와의 충돌을 피할 수 있었을 것이고, 적어도 이 사고보다는 피해 확대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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