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병 혁명' 블루보틀에 애타는 커피업계

입력 2017-08-15 19:14  

미국 2005년 창업한 핸드드립 커피
"스타벅스가 마이크로소프트라면
블루보틀은 커피업계 애플" 평가

국내 식음료업체 접촉했다 '퇴짜'



[ 김보라 기자 ]
블루보틀은 ‘커피업계의 애플’로 불린다. 블루보틀은 미국 샌프란시스코 오클랜드의 주말 장터에서 작은 손수레 장사로 시작했다. 창업비용은 단돈 600달러. 스티브 잡스의 ‘차고 창업’과 닮았다. 이곳에선 바리스타가 직접 핸드드립으로 최상의 커피를 내려준다. 커피에 대한 새로운 경험과 문화를 팔면서 블루보틀은 독주하던 스타벅스를 긴장시켰다. 뉴욕타임스(NYT)는 “스타벅스가 마이크로소프트라면, 블루보틀은 애플”이라고 평가했다.

이런 블루보틀이 국내 커피업계를 애타게 하고 있다. 2015년 일본에 진출 직후부터 내로라하는 기업과 개인들이 블루보틀을 직접 찾아가거나 접촉해 국내 진출을 타진해왔다. SPC그룹과 파라다이스그룹 등도 최근까지 협상을 추진했지만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손수레로 시작한 ‘커피 혁명’

블루보틀의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제임스 프리먼은 한 해 10만㎞씩 순회공연을 다니던 교향악단의 클라리넷 연주자였다. 악기 가방 옆에 늘 직접 볶은 커피 원두를 들고 다닐 정도의 커피 애호가였다. 음악이 지겨워진 그는 창업을 결심했다. 600달러로 오클랜드 식당의 부엌 한 귀퉁이를 빌려 로스팅 기계를 장만했고, 커피 개발에 집중했다. 손수레에 추출기를 싣고 주말마다 장터에 나갔다. 60g의 커피를 저울에 달아 94도의 온도로 핸드드립 커피를 내려 팔았다. 스타벅스의 빠른 커피 서빙에 익숙한 사람들은 그를 미친 사람 취급했다. 하지만 결국 긴 줄을 서기 시작했다.

록그룹 U2의 보컬 보노 등 유명 인사가 단골이 되면서 투자자도 몰려들었다. 창업한 2005년부터 구글벤처스, 트루벤처스, 모건스탠리, 피델리티 등과 개인투자들로부터 지금까지 1억9500만달러(약 2234억원)의 자금을 끌어 모았다. 트위터 공동 창업자 에번 윌리엄스, 인스타그램 창업자 케빈 시스트롬 등 정보기술(IT)업계 거물들도 투자자로 참여했다. 투자자들의 프리먼 CEO에 대한 평가는 공통적이다. ‘광적인 완벽주의자’.

◆일본서 계속 확장하는 블루보틀

프리먼 CEO는 커피의 원두와 맛에 관한 한 타협하지 않는다. 지난해 원두 도매 사업을 과감하게 접은 게 대표적인 예다. 대부분의 커피 회사는 직접 볶은 원두를 다른 곳에 대량 공급하는 B2B(기업 간 거래) 사업으로 수익을 창출한다. 프리먼 CEO는 “도매로 공급받은 회사는 우리 브랜드에 대한 책임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기존에 해오던 원두 도매 사업을 중단했다.

블루보틀은 같은 이유로 가맹점을 내지 않고 있다. 뉴욕, 로스앤젤레스(LA) 등 미국의 25개 지점과 일본 도쿄의 5개 지점 등 30개 매장을 모두 직영하고 있다. 바리스타 면접을 창업자가 직접 보는 것으로 유명하다.

미국 외 국가에선 유일하게 일본에서만 확장 중이다. 여기엔 프리먼의 경험이 담겨있다. 그는 클라리넷 연주 여행을 다니면서 도쿄의 카페들을 섭렵했다. 그는 비즈니스인사이더와의 인터뷰에서 “일본, 특히 도쿄의 오랜 전통이 있는 카페 문화에 큰 감명을 받았고, 2007년부터 일본의 커피 기구와 추출 기법을 도입했다”며 “정교하면서 장인 정신이 살아있는 일본의 바리스타와 이를 즐기는 카페 문화가 블루보틀과 잘 맞는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한국 진출 언제 할까…업계 ‘예의주시’

일본에선 2015년 처음 도쿄에 문을 열자마자 커피 한 잔을 마시기 위해 네 시간씩 줄을 서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국내 커피 애호가들 사이에서도 “블루보틀 마시러 도쿄에 간다”는 말이 생길 정도로 입소문이 났다. 작년 10월 나카메구로점을 열 때도 전국 각지에서 온 사람들로 북적였다. 블루보틀의 원두와 커피용품 등은 국내에서도 해외 직구 사이트 등에서 비싼 값에 거래되고 있다.

블루보틀의 한국 진출 시기에 대해서는 예측이 엇갈린다. 업계에선 “해외에서 잘나가는 식음료 회사는 한국에 다 들어왔는데, 유일하게 없는 게 블루보틀”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장인 정신과 품질을 중시하는 회사 특성상 스타벅스 등 대형 커피전문점이 포화상태인 한국에 서둘러 진출하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지만, 최근엔 직접 진출을 위해 바쁘게 준비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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