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경만 할 뿐…가해자는 도주
지나던 운전자, 핸드백 훔쳐가
[ 성수영 기자 ] 한밤에 일어난 데이트폭력 현장을 지켜만 보고, 일부 시민은 피해자의 핸드백까지 갖고 달아나면서 시민들 행태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16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오후 10시20분께 광주 서구 치평동 거리에서 주모씨(59)는 연인 관계였던 김모씨(59·여)와 싸움을 벌였다. 주씨는 말다툼 끝에 김씨에게 폭력을 휘두르기 시작했고 김씨는 왕복 4차로 도로를 가로지르며 도망갔다. 주씨는 김씨를 쫓아가며 주먹질과 발길질을 했다. 이 과정에서 주씨는 김씨의 발목을 짓밟아 뼈까지 부러뜨렸다. 김씨의 손목도 부러졌다. 거리에 비명이 울렸지만 이를 지켜보던 시민 중 주씨를 말리거나 김씨를 보호한 사람은 없었다. 주씨는 112상황실에 신고전화가 접수되는 동안 구경꾼들 사이를 빠져나가 도주했다.
심지어 도주 과정에서 김씨가 떨어뜨린 핸드백은 현장을 지나던 운전자가 차에서 나와 집어갔다.
주씨는 3주가량 도주 행각을 벌이다 광주의 화상경마장 앞에서 잠복 중인 경찰관에게 긴급체포됐다. 그는 자신을 무시했다는 이유로 김씨를 때렸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흉기까지 휘두른 주씨를 특수상해 혐의로 입건해 법원에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목격자들은 김씨를 도우려고 나섰다가 자칫 쌍방폭행 시비에 휘말릴까 걱정한 듯하다”며 “이들을 마냥 비난할 수는 없지만 신고가 더 빨랐다면 주씨를 현행범으로 검거할 수 있었고, 김씨 부상 피해도 줄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김씨의 핸드백을 훔친 승용차 운전자 행방도 쫓고 있다.
성수영 기자 s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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