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실적시즌이 막을 내림에 따라 시장의 시선이 하반기 실적 기대주로 향하고 있다. 기업 실적이 증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을 떠받들면서 하반기에도 실적 장세가 지속되리란 분석이다. 코스피 시장에서는 삼성SDI가, 코스닥 시장에서는 비에이치가 하반기 실적 기대주로 꼽혔다.
1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날 기준 코스피 시장에서 연초 대비 하반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가 가장 많이 오른 기업은 삼성SDI인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SDI의 하반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연초 242억원에서 전날 720억원으로 197.4% 증가했다. 8개월여 만에 시장의 눈높이가 판이하게 달라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본업의 가치가 회복되면서 실적 개선세가 가팔라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박정호 리딩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과 중국의 친환경차 확대 정책으로 글로벌 전기차 업체향 배터리 공급이 증가하고 있다"며 "중대형전지 부문의 적자폭 개선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데다 하반기에는 2차전지의 성장성도 주목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소형전지 부문은 삼성전자 갤럭시노트8 공급과 더불어 폴리머전지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대형전지 부문은 유럽 완성차 업체향 중대형전지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매출 증가로 적자폭이 축소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4분기 연속 흑자행진을 지속한 삼성중공업도 하반기 영업익 컨센서스가 껑충 뛰었다. 삼성중공업의 연초 하반기 영업익 추정치는 230억원이었지만 최근 672억원으로 192.0% 증가했다. 순이익 추정치 증가율은 가장 높았는데 연초 55억원에서 334억원으로 505.8% 폭증했다.
지난 2분기 깜짝 실적을 기록한 SK하이닉스도 영업익 추정치가 꾸준히 상승했다. SK하이닉스의 영업익 추정치는 올초 2조6644억원에서 전날 7조4060억원으로 178.0% 늘었다.
이외 삼성전기(127.8%) 두산엔진(115.7%) 엔씨소프트(96.6%) 신한지주(88.9%) 등이 연초 대비 영업익 컨센서스가 크게 올랐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비에이치가 두각을 나타냈다. 전날 기준 비에이치의 하반기 영업익 컨센서스는 453억원으로 연초 273억원보다 65.9% 늘었다. 해외 매출이 3분기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박기홍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비에이치는 생산 수율이 높은 1차협력사로, 다변화된 해외 고객사향 실적이 3분기부터 본격화될 것"이라며 "올해 매출액은 7547억원으로 전년 대비 103% 늘어나고, 영업이익은 606억원으로 대폭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비에이치와 함께 인터플렉스 피에스케이 서울반도체 에스에프에이 등 IT(정보기술)주들의 하반기 눈높이가 크게 높아졌다.
인터플렉스의 하반기 영업익 추정치는 연초 451억원에서 709억원으로 57.2% 증가했다. 같은 기간 피에스케이도 164억원에서 250억원으로 52.7% 뛰었다. 서울반도체 에스에프에이도 최근 480억원, 903억원으로 하반기 영업익 추정치가 연초 대비 각각 36.7%, 35.1% 늘어났다.
고승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국내 기업 실적 개선을 주도했던 IT가 여전히 상향 조정되고 있다는 점과 절대적인 레벨이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중기적인 기업 실적 상향 추세는 여전히 유효하다"며 "연초 이후, 시장 상승을 이끌었던 펀더멘털 개선세가 이어지면서 실적개선 종목 위주의 선별적 투자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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