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경부암 예방하는 HPV 백신 접종률 41.8%...'부작용 우려' 때문에 접종 꺼려

입력 2017-08-17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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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경부암을 예방하는 인유두종바이러스(HPV) 백신 접종 대상자(2003년생) 다섯 명 중 세 명은 백신 접종을 완료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이 백신 접종을 꺼린 이유는 부작용 걱정 때문이었다.

질병관리본부(본부장 정은경)가 지난해부터 만 12세 여성 청소년에게 무료지원하고 있는 HPV 백신 미접종 사유를 조사했더니 73.5%가 부작용 때문이라고 답했다고 17일 발표했다.

지난해 사업 대상이었던 2003년생 여성 청소년 중 1차 접종을 한 비율은 58.5%, 2차 접종까지 끝낸 비율은 41.8%에 불과했다. 절반 이상이 접종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

백신 접종을 한 학생 중 37명 정도가 실신, 알레르기, 어지러움, 족부염좌, 수포, 원형탈모 등의 이상 반응을 보였지만 이들 증상과 백신 접종과의 인과관계는 입증되지 않았다.

질병관리본부는 "심각한 이상반응 신고가 한 건도 없었음에도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컸다"고 설명했다. 미접종 청소년 보호자 등을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이들은 백신에 대한 부정적 정보, 신뢰 정도에 따른 부작용 우려 등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뉴스 인터넷 등에서 HPV 백신에 대한 정보를 접한 경험이 있는 보호자는 부작용 우려 때문에 접종하지 않았다고 응답한 비율이 78.1%로, 관련 정보가 없던 보호자(61.4%)보다 높았다. 보호자들이 백신에 대해 긍정적 정보보다 부정적인 정보를 더 많이 접하고 긍정적 정보보다 부정적 정보를 더 신뢰하기 때문이라고 본부는 분석했다.

자궁경부암을 심각한 질병이라고 생각하는 보호자도 예상보다 적었다. 자궁경부암을 심각한 질병이라고 생각하는 보호자는 60.5%였고 백신의 유용성을 인정하는 보호자도 45.7%에 불과했다.

지역에 따라 인식도 달랐다. 부작용 우려 때문에 접종하지 않았다고 응답한 사람은 제주(88.6%), 대전(85.4%), 세종(84.8%)에 많았다. 의료기관에 방문할 시간이 없어서 접종하지 않았다는 답변은 전남(28.2%), 경북(24.4%), 충남(24.4%) 등에서 높게 조사됐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부정적이거나 잘못된 정보에 많이 노출된 이유는 HPV백신 부작용이 심각하다는 내용이 안아키 등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유포되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며 "여성청소년 보호자의 불신과 불편을 해소해 목표접종률 70%를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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