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 불린 증권사들 "ROE를 올려라"

입력 2017-08-17 18:29   수정 2017-08-18 06:19

상반기 '깜짝 실적' 냈지만 … IB부문 경쟁력 강화는 '숙제'

메리츠·한투증권, ROE 10% 넘어
NH·미래에셋대우·삼성 뒤이어
증권사별 ROE 차별화 가속



[ 윤정현/홍윤정 기자 ] 대형 증권사들이 올 상반기 ‘깜짝 실적’을 냈지만 급격히 불린 몸집(자기자본) 때문에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여전히 낮은 수준에서 맴돌았다. 초대형 투자은행(IB)의 등장을 앞두고 ‘자본 전쟁’이 본격화되면서 늘어난 자기자본을 잘 활용했는지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ROE가 증권사의 경쟁력을 평가하는 주요 척도가 됐다. ROE를 끌어 올리기 위해 수익성 높은 IB사업부 역할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순익 급증에도 아직 낮은 ROE

17일 주요 증권사들이 제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자기자본 규모가 3조원 이상인 대형사들의 상반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안팎으로 늘었다. 덕분에 상장 증권사들의 주가도 올 들어 40% 안팎 상승했다.

7개 대형 증권사 가운데 ROE가 두 자릿수인 곳은 메리츠종금증권(연환산 14.27%)과 한국투자증권(12.66%)이었다. 미래에셋대우는 증권사 중 가장 많은 순이익(2738억원)을 올렸지만, ROE는 7.88%에 그쳤다.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의 합병으로 6조6000억원대였던 이 회사의 자기자본은 올해 네이버에 자사주를 매각하면서 7조2000억원대로 늘어났다.

작년에 유상증자로 덩치를 키운 삼성증권(6.07%)과 신한금융투자(6.03%), 현대증권과 합병한 KB증권(4.36%)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 금융위원회가 자기자본 규모를 키울수록 업무 범위를 넓혀주는 초대형 IB 육성 방안을 발표한 뒤 증권사들이 앞다퉈 자기자본을 늘렸지만, 순이익 증가폭이 자기자본 증가폭을 좇아가지 못했다.

앞으로는 자기자본을 활용한 투자능력에 따라 증권사별로 ROE 차별화가 더 두드러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인 초대형 IB가 할 수 있는 발행어음 업무 관련 인가에 금융투자업계 이목이 쏠리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김서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20년 26조원에 이를 발행어음 시장 규모와 1.2%의 운용이익률을 가정하면 초대형 IB의 ROE는 0.6%포인트가량 상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IB에 승부 거는 대형 증권사

ROE를 높이기 위해 증권사들은 수익성이 큰 IB사업과 자기자본을 활용해 채권과 파생상품 등에 투자하는 트레이딩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올 상반기 대형 증권사들의 실적 개선을 이끈 것도 이들 부문이었다.

미래에셋대우는 올 상반기 IB부문에서 1344억원의 영업수익을 냈다.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세 배가량 증가한 규모다. 한국투자증권(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 20.3%)과 NH투자증권(21.2%), KB증권(62.0%) 등도 IB부문에서만 1000억원이 훌쩍 넘는 영업수익을 올렸다.

반면 위탁매매(브로커리지) 관련 영업수익은 저조했다. NH투자증권(-10.9%) 삼성증권(-4.7%) 신한금융투자(-4.0%) 메리츠종금증권(-19.1%) 등의 주식 거래 수탁 수수료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증시가 활황을 보였지만, 개인투자자들의 유입이 더뎌 ‘증시 활황→개인투자자 유입→거래량 증가→수탁 수수료 증가’로 이어지는 사이클이 작동하지 못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박혜진 교보증권 연구원은 “대형사의 IB부문 매출 기여도가 가파르게 상승 중”이라며 “결국 늘어난 자본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쓰는지가 대형 IB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증권업종지수는 0.54% 올랐다. 미래에셋대우(0.96%) NH투자증권(1.10%) 한국금융지주(1.05%) 삼성증권(0.68%) 등 대부분 증권주가 상승 마감했다. 박 연구원은 “시장 환경이 대형사에 유리해지고 있고, 이들의 IB부문 네트워크와 운용 역량도 향상되고 있다”며 “하반기에도 대형사 위주의 실적 개선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정현/홍윤정 기자 h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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