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 Style] '털털'한 매력에 '오버'女 홀리다

입력 2017-08-18 19:25  

올 가을·겨울 패션 트렌드 '퍼, 레드, 롱&와이드'



[ 민지혜 기자 ]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분다. 백화점 쇼윈도엔 가을 신상품이 등장했다. 멋 내기 좋은 가을을 기다려온 패셔니스트들은 벌써 들뜨기 시작한다. 패션 전문가들은 올가을·겨울에는 롱&와이드 디자인이 인기를 끌 것으로 내다봤다. 색상은 레드·와인, 패턴은 체크, 소재는 울·퍼(털) 같은 다양한 소재를 믹스매치하는 것이 유행할 것이란 전망이다.

오버사이즈로 멋스럽게

롱&와이드 디자인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대세일 것으로 보인다. 명품을 비롯해 대부분의 패션 브랜드가 각 잡힌 어깨가 특징인 파워슈트, 통이 넓고 긴 바지와 품이 넉넉한 외투를 대거 내놨다. 출퇴근용으로 입기 좋은 오버사이즈 코트, 넓은 칼라가 달린 트렌치코트 등은 몸집을 작아 보이게 하는 효과가 있다. 이 때문에 몸에 꼭 맞는 셔츠나 니트 등을 입고 그 위에 품이 넉넉한 코트를 걸치는 여성이 많다. 얼굴과 몸매는 더 작아 보이면서 루즈핏의 외투가 멋스러워 보이게 해준다.

프로엔자 스쿨러와 드리스 반 노튼의 오버사이즈 코트, 셀린느의 구두를 덮는 와이드팬츠 등 롱&와이드 디자인을 채택한 브랜드가 많다. YCH의 바지 정장은 칼라가 넓고 어깨가 각져 있어 얼굴을 작아 보이게 한다. 소매와 바지 길이는 길게 제작했다.

막스마라는 은은한 베이지와 그레이를 섞어 놓은 듯한 색의 롱코트와 슈트를 선보였다. 남성적인 느낌의 바지 정장은 매니시룩(남성복 같은 패션)을 선호하는 여성들이 꾸준히 찾는 아이템이다. 준지의 트렌치코트는 칼라가 어깨까지 올 정도로 큼지막하다. 허리를 질끈 묶으면 여성미를 강조할 수 있는 디자인이 특징이다. 준지의 흰색 오버사이즈 니트는 소매와 옷 길이가 무릎까지 내려와 원피스처럼 입게 했다.

롱&와이드 디자인의 옷을 입을 때 주의할 점은 전체적으로 다 펑퍼짐하게 코디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통바지 위에는 몸에 꼭 맞는 니트를, 소매를 길게 늘어뜨린 니트 밑에는 짧은 바지나 치마를 입는 것이 좋다. 끌로에 관계자는 “소매를 덮어버리는 엑스트라 롱 소매가 올가을 트렌드”라며 “짧은 치마나 꼭 붙는 바지 등과 같이 입으면 여성스러워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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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혹적인 레드·와인

짙은 가을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레드, 와인 색상도 유행할 전망이다. 마치 노을이 절정에 달했을 때와 같은 깊이 있는 레드 색상의 옷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지방시는 지금까지 선보인 인기 디자인을 모두 레드 색상으로만 제작해 올가을 출시했다. 티셔츠부터 스웨트셔츠, 원피스, 치마, 퍼 코트, 바지, 신발, 핸드백까지 강렬한 레드로 제작했다. 스텔라 매카트니는 버건디에 가까운 트렌치코트를 내놨다.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종아리까지 오는 긴 트렌치코트를 빨간색으로 만들

다. 막스마라의 퍼 코트와 와이드 팬츠, 럭키슈에뜨의 원피스 등은 모두 레드 색상의 인기를 보여주는 신제품이다.

무채색에 포인트로 주로 쓰던 레드가 전면에 등장한 것은 당당한 여성의 자신감을 드러내기 위해서란 분석이 많다. 파워슈트 같은 디자인이 유행하면서 이에 어울리는 레드, 와인으로 전체 코디를 하는 것이 세련돼 보이는 것이다. 또 단풍이 지는 가을만큼 레드가 잘 어울리는 계절도 없다. 새빨간색이 부담스럽다면 은은하게 노을이 지는 듯한 옅은 오렌지, 피치, 머스터드, 옐로 같은 색상을 선택하는 것도 괜찮다. 아크네 스튜디오가 내놓은 겨자색 니트 드레스, 끌로에의 오렌지색 니트 코트 등이 대표적이다.

체크 패턴, 퍼 소재도 인기

대담해 보이는 퍼 디자인도 올겨울 인기 아이템이다. 대담해 보이는 퍼는 주로 코트로 제작하지만 팔이나 소매, 어깨 등에 포인트로 넣는 경우도 많다. 털 질감을 고스란히 살린 짧은 퍼 재킷부터 화사한 색상으로 염색한 풍성한 코트에 이르기까지 디자인도 다양하게 나왔다. 셀린느와 드리스 반 노튼은 거친 질감의 퍼 외투를 선보였다.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화려한 그린 색상의 코트를, 마르니는 핑크 옐로 스카이블루 등 화사한 색상의 외투를 출시했다. 돌체앤가바나는 북극곰, 표범 등 동물 모양을 그대로 표현한 개성 있는 제품을 내놨다.

클래식한 체크 패턴도 유행할 것으로 보인다. 올가을에는 아주 자잘한 체크부터 폭 넓은 체크까지 다양한 패턴이 두루 나왔다. 예전에는 촌스럽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올해는 각기 다른 크기의 체크를 위아래로 코디해서 입는 것이 유행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엠포리오 아르마니는 커다란 깅엄 체크 코트를, 알렉산더 왕은 자잘한 체크 코트를 선보였다. 디스퀘어드2와 마르니는 상·하의를 서로 다른 패턴의 체크로 믹스매치했다. 전부 체크 제품을 입기 부담스럽다면 래트바이티의 체크무늬 펜슬 스커트 등 한 가지 아이템을 체크로 고르는 것도 추천할 만하다.

소재를 믹스매치하고 품이 넉넉한 외투를 골랐다면 미니 핸드백으로 패션을 완성할 수 있다. 옷의 품이 커질수록 가방은 미니멀한 제품을 들어야 잘 어울린다는 게 패션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손에 드는 클러치, 어깨에 길게 걸치는 백 등 종류는 다양하다. 셀린느의 클래식백, 끌로에의 나일백, 아이그너의 사이다백 등이 대표적이다. 작지만 내부에 수납하기 좋게 디자인한 점, 긴 어깨끈을 달아 실용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막스마라 관계자는 “올가을에는 가죽과 벨벳, 니트와 울, 퍼와 면 등 다양한 소재를 믹스매치하는 패션이 유행할 것”이라며 “와이드팬츠에 여성스러운 니트, 오버사이즈 코트와 미니 핸드백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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