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고운 기자 ] ▶마켓인사이트 8월18일 오후 7시11분
은행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카카오뱅크 최대주주 지위를 놓고 한국투자금융지주와 카카오가 맺은 약정이 공개됐다. 향후 은산분리(은행과 산업자본의 분리) 규제가 완화되면 현 2대 주주인 카카오가 최대주주에 오를 수 있는 길을 열어놨다.
18일 한국투자금융지주에 따르면 향후 은행법 개정으로 카카오가 보유 가능한 지분 한도가 늘어나면 카카오뱅크 최대주주인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카카오보다 지분율을 낮추기로 했다. 카카오가 최대주주가 되고 한국투자금융지주는 2대 주주로 자리바꿈을 하게 된다.
이를 위해 카카오는 한국투자금융지주의 보유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콜옵션을 갖기로 했다.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지분율은 58%, 카카오의 지분율은 10%로 국민은행과 함께 공동 2대 주주다. 은행법의 은산분리 규제에 따라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지분을 최대 10%까지만 보유할 수 있어서다.
현재 계류 중인 은행법 개정안이나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이 국회를 통과하면 두 회사 간 약정이 효력을 발휘한다. 국회에 대기하고 있는 법안 중에는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율을 최대 50%까지 허용하는 안도 있다.
업계에서는 은산분리 규제가 풀리더라도 카카오가 바로 최대주주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3000억원의 자본금으로 출범한 카카오뱅크가 최근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하면서 한국투자금융지주가 보유한 지분 가치는 출자금액 기준으로만 4640억원에 달하게 된다. 카카오가 동원할 수 있는 현금과 최대주주 지위를 가져오는 실익 사이에 복잡한 셈법이 작용할 전망이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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