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매각가 8000억으로 인하

입력 2017-08-18 21:49  

산업은행 등 채권단회의서 내주 결정

박삼구 회장 우선매수권 부활



[ 강현우 기자 ] 금호타이어 매각 가격이 8000억원으로 잠정 인하됐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우선매수청구권(매각협상 대상자가 제시한 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도 부활할 예정이다.

19일 금호타이어 채권단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매각 가격을 기존 9550억원에서 8000억원으로 16.2% 낮추는 방안을 중국 더블스타와 협의 중이다. 산업은행은 다음주에 주주협의회(채권단 회의)를 열어 가격 인하 여부를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 실적이 악화했다는 이유로 채권단 측에 가격 인하를 요구했다. 금호타이어는 상반기에 507억원 영업손실을 내 지난해 상반기 558억원 영업이익에서 적자로 전환했다. 순손실은 1081억원에 달했다. 업계에선 금호타이어가 중국 기업으로 넘어가면 브랜드 가치가 하락할 것을 우려한 해외 바이어들이 구매를 취소하거나 지연해 실적이 악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더블스타와 채권단 간 맺은 계약에는 매매계약 종결 시점인 오는 9월23일 기준으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5% 이상 감소하면 더블스타가 매매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다. 상반기에 500억원대 적자가 났다는 것을 감안할 때 7월 이후 두 달여 동안 1000억원 이상의 이익을 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더블스타가 해지권을 갖게 될 가능성이 높다.

더블스타는 매매계약을 해지하는 대신 가격을 낮춰주면 인수하겠다는 의사를 채권단에 전달했다. 채권단은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 인수 이후 금호그룹에 내야 할 상표권 사용료를 최대 2700억원 무상으로 지원해 주겠다고 할 만큼 더블스타로의 매각 의지가 높아 가격 인하 요구를 수용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매각 가격이 조정되면 박 회장의 우선매수청구권도 부활한다. 박 회장이 8000억원이라는 자금을 마련할 수 있을지에 따라 금호타이어 주인이 결정될 전망이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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