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형진 기자 ] 서울 무주택 가구주가 민간아파트 청약에 당첨되는 데 필요한 최소 가점은 36점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인기 아파트에선 가점이 적어도 50점대 중후반은 돼야 ‘안정권’으로 분류된다.
20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서울에서 분양한 아파트 20곳의 가점제 당첨자 평균 가점은 52점으로 집계됐다. 단지별로 가점이 가장 낮은 당첨자들의 평균은 36점이다. 30점대 중후반에 못 미치면 사실상 당첨을 기대하긴 힘들다는 의미다. 분양 시장의 주류로 평가되는 전용면적 84㎡의 최저 가점 평균은 40점이다.
청약 수요가 몰리는 인기 단지일수록 커트라인이 높았다. 최근 당첨자를 발표한 ‘신길센트럴자이’의 가점제 당첨자 최저 가점은 56점을 기록했다. ‘보라매SK뷰(53점)’ ‘DMC롯데캐슬더퍼스트(52점)’ ‘고덕센트럴아이파크(50점)’ 등이 줄줄이 50점을 넘겼다.
시공사 규모에 따라 가점 차이는 두드러졌다. 시공능력 상위 10개사가 공급한 아파트의 당첨자 최저 가점 평균은 40점으로 중견사(27점)를 크게 앞질렀다. 가점제 당첨자 전체 평균도 대형사(55점)와 중견사(43점)가 10점 이상의 차이를 보였다. 내 집 마련이 급하고 가점이 낮은 수요자라면 청약자가 덜 몰리는 중견사 물량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청약가점은 84점이 만점이다. 부양가족(35점), 무주택기간(32점), 청약통장 가입기간(17점) 순으로 비중이 높다. 부양가족은 배우자와 직계존속·비속을 포함해 1명당 5점이 올라 단위가 가장 크다. 부모를 가구원으로 편입해 가점을 높이기도 하지만 이 경우 주민등록등본 등재 후 3년이 지나야 한다. 위장전입일 땐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무주택기간은 만 30세 이후부터 1년마다 2점이 가산된다. 만 30세 이전에 결혼했다면 혼인신고일부터 계산된다. 청약통장은 가입 직후 2점이 가산되고 이후 1년마다 1점씩 오른다.
다음달 주택공급규칙이 개정되면 가점제 물량이 늘어나면서 전반적인 커트라인은 다소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전용 85㎡ 이하 아파트는 가점제 적용 비율이 종전 75%에서 100%로 올라가고 전용 85㎡를 초과하는 경우에도 50%가 새로 적용된다.
다만 상대적으로 가점이 낮은 신혼부부 등 30대 수요자는 오히려 당첨이 힘들어진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젊은 수요자들이 앞으로 서울에서 새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는 길은 사실상 막혔다”고 말했다.
자녀 수나 소득의 근소한 차이 때문에 특별공급 자격까지 얻지 못하는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할 우려도 있다. 가점제를 일부 손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서민 실수요자 위주로 공급하겠다는 취지는 바람직하지만 젊은 세대가 지나치게 배제된다”며 “신혼부부에게 따로 가점을 부여하는 등 결혼이나 출산에 대한 인센티브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형진 한경닷컴 기자 withmol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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