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사전에서 마음에 대한 정의는 ‘사람이 본래부터 지닌 성격이나 품성’이다. 마음의 핵심을 성(性)이라고 본 선인들의 이해를 따른 것이다. 《중용》에서는 성의 기원을 ‘하늘의 명’이라 밝히고, 하늘로부터 받은 마음인 성(性·살리는 마음)을 따르는 것이 도(道·인간의 길)이고, 도를 닦는 길(修道)에 ‘가르침(敎)’이 있다고 일러준다.
‘하늘의 명령’은 무엇인가? 이기동 성균관대 교수는 이를 ‘살리는 마음과 살려는 마음’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성(性)이 마음 심(心)과 날 생(生)이 합쳐진 글자인 데서 알 수 있듯, 하늘이 ‘모든 존재를 살도록 명령’해 이뤄진 것이 사람의 본질이다. 그런 점에서 사람의 마음은 곧 하늘의 마음(天心)이고, ‘살림’의 마음이다.
본성이 외부와 만나면 ‘희로애락애오욕(喜怒哀樂愛惡慾)’의 정(情)으로 드러나는데, 이때 올바른 정(情)으로 나타나게 조절하는 것이 ‘사려(思慮)와 분별(分別), 지각(知覺)’의 기능이다. 어릴 적 어른들께 늘상 들은말이 “사려 깊게 행동해라. 분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일상생활 중에서 올바른 도리(道)를 따라 행동하고, “천벌 받을 소리, 천벌 받을 짓은 하지 말라”는 가르침이다.
우리가 하늘로부터 받은 천심을 잃는 것은 이해와 계산을 앞세우기 때문이다. 이해와 계산을 따르는 마음은 ‘욕심’이고, 그것은 으레 ‘악(惡)’으로 귀결된다. 악은 두 번째 아(亞)와 마음 심(心) 자로 이뤄져 있다. 본심인 천심이 첫 번째 마음이라면 악은 욕심으로 생겨난 두 번째 마음인 것이다. “두 마음을 가지지 말라”는 어른들의 말씀에는 필시 이런 뜻이 내포돼 있을 게다.
선인들의 아이 훈육 방법에 ‘단동십훈(檀童十訓)’이 있다. 이 중에 머리를 좌우로 흔들며 ‘도리도리(道理道理)’ 하는 것은 천심을 알고 ‘인간의 길을 깨우치고 가라’는 뜻이다. 아이가 해서는 안 되는 것을 할 때 ‘어비어비(業非業非)’ 하는 것은 일에서 도리에 맞지 않는 행동은 삼갈 것을 이른다. 또 두 손을 쥐었다 폈다 하면서 ‘잼잼(持闇持闇·지암지암)’ 하는 것은 ‘이 세상이 만들어지는 이치를 잡고, 바르지 못한 것은 놓으라’는 뜻이 담겨 있다.
작금의 어지러운 세태 속에서 “먼저 인간이 되라. 본심으로 살아라”는 옛 어른들 말씀이 자주 귀청을 울린다. 그때마다 유년의 거울 앞에 서서 ‘도리도리’ ‘어비어비’ ‘잼잼’ 해보게 된다.
김광림 <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glkim@na.g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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