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4조씩 늘던 은행 주택대출 3조원대로↓…신용대출 창구만 '북적'

입력 2017-08-21 18:59   수정 2017-08-22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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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가폭 꺾인 주택대출

주택대출규제 약발 받나
국민·신한 등 5대 은행 8월 대출 3조원 증가 예상…작년 동기대비 30% 감소
개인대출 보름새 5800억…카카오뱅크 대출액 포함 땐 1조원 이상 늘어날 듯
이사·인테리어 공사 감소…10월부터 경기 악영향 우려도



[ 안상미/정지은 기자 ]
‘8·2 부동산 대책’으로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의 70% 수준에 그쳤다.

그나마 이전에 계약이 이뤄진 대출이 나가면서 잔액 자체는 늘고 있지만, 대출규제 영향이 본격 반영되는 10월께부터는 대출 잔액 자체가 줄어들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일각에선 부동산대출 규제로 거래 및 이사가 줄고, 건설경기 및 전체 경기마저 위축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지난달보다 주담대 30% 줄어

21일 국민, 신한, 우리, KEB하나, 농협 등 5대 은행 집계치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으로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368조3702억원으로 지난달 말(366조5359억원)보다 1조8343억원 증가했다. 이를 한 달로 단순 계산하면 3조원 증가한 수치다. 전년도 같은 기간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액(4조2258억원)과 비교하면 30% 가까이 줄어들었다.

은행권 전체로 봐서도 이달 들어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이 눈에 띄게 줄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11일까지 전체 은행에서 증가한 주택담보대출은 1조4000억원이었다. 단순하게 한 달로 치면 4조원 정도 증가하는 속도다. 이는 지난 6월의 4조3000억원이나 지난달 4조8000억원에 비해 증가세가 크게 둔화된 것이란 게 금감원 설명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아직까지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늘고 있는 것은 두 달 전 대출을 신청해 놓은 신규 주택담보대출 분이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8월3일 이후엔 일선 창구에서 신규 주택담보대출 업무가 거의 중단된 상태라 10월께면 잔액 자체가 마이너스로 돌아설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주택담보대출 자체가 안 늘거나 줄어들 수 있는 10월께부터 대출 규제가 경기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걱정하고 있다. 한 은행 부동산팀장은 “주택 대출이 줄면 이사가 줄고 그 여파로 인테리어 공사도 감소할 수밖에 없다”며 “은행도 은행이지만 부동산 관련 소규모 사업자도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용대출, 보름 새 5800억원 증가

주택담보대출 문턱이 높아지자 은행권 개인신용대출 잔액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지난 16일 기준 국민·신한·우리·KEB하나·농협 등 5대 은행의 개인 신용대출 잔액 합계치는 93조1171억원으로 파악됐다. 지난달 말 92조5289억원과 비교하면 보름 새 5882억원 증가한 것이다. 한 달로 환산하면 1조2000억원이 증가하는 속도다.

올해 들어 개인신용대출이 가장 많이 늘어난 지난 5월(1조2951억원)에 이어 두 번째 증가폭이다. 지난달 27일 출범한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의 신용대출액까지 감안하면 개인신용 대출 증가액은 더 크다. 이달 카카오뱅크의 가계대출 증가액(5400억원, 11일 기준)은 주요 은행 중에서 가장 많다. 5대 은행과 카카오뱅크 대출 증가액까지 합하면 1조1282억원에 이른다.

가계의 신용대출이 급증하고 있는 것은 ‘풍선효과’로 풀이된다. 정부가 서울, 경기 과천시, 세종특별시 등 투기지구와 투기과열지구에서 주택담보대출의 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을 60%에서 40%로 낮추면서 주택대출 한도가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은 물론 다주택자의 대출길이 막혀 이들이 신용대출로 돌아선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원칙적으로 주택을 구입할 때 신용대출을 받을 수는 없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모자라는 대출금을 신용대출로 메우기 위해 일부 대출 수요자는 신용대출로 눈을 돌리는 것 같다”며 “대출 금리 수준이 주택담보대출보다는 신용대출이 높기 때문에 가계부채의 질이 악화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안상미/정지은 기자 sara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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