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설 불거진 박인규 DGB 회장 "비자금 의혹 수습 후 거취 결정"

입력 2017-08-21 19:39   수정 2017-08-22 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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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희은 기자 ] 최근 자진 사퇴설이 불거진 박인규 DGB금융지주 회장 겸 대구은행장(63·사진)이 당장 물러날 생각이 없다는 뜻을 밝혔다.

박 회장은 21일 을지연습이 진행된 대구은행 제2본점 강당을 찾아 직원들에게 “본연의 업무에 충실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 자리에서 박 회장은 대구은행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한 경찰 내사와 관련해 “(내가) 잘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또 일련의 사태를 수습하고 해결한 뒤 거취를 결정하겠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복수의 은행 관계자가 전했다.

금융권에선 박 회장의 이날 발언을 ‘당분간 사퇴할 뜻이 없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지주 회장 및 은행장직을 유지하면서 경찰 내사, 조직 내부 갈등 등에 대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는 점에서다. DGB금융 관계자는 “박 회장이 본인의 거취에 대해 명확하게 얘기하지는 않았다”며 “당장 사퇴할 경우 지주와 은행이 큰 혼란에 휩싸일 수 있다는 생각에서 선(先) 사태 수습, 후(後) 거취 결정이란 견해를 내놓은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지난 5월 새 정부 출범 이후 DGB금융 내부에선 박 회장의 경영 능력을 문제 삼는 투서가 경찰 등에 전해졌다. 여기에 더해 박 회장이 금융권 내 대표적 ‘친박(박근혜)’ 인사라는 점에서 교체 가능성도 제기돼 왔다. 최근엔 대구지방경찰청이 대구은행 비자금 조성 의혹 내사에 착수했다.

이날 박 회장 발언에 대구은행 노조는 당분간 사태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 관계자는 “박 회장이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달라는 것이 노조 의견이었으며 이런 요구를 수차례 박 회장에게 전달했다”며 “경찰 내사를 일단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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