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북한 미사일 모두 요격 가능… 언제든지 싸울 준비 돼있다"

입력 2017-08-22 18:35  

한국 온 미군수뇌부 3인, 합동회견서 '대북 경고'

해리스 태평양사령관
보안상 밝힐 수는 없지만 유사시 선제타격 할 수도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
장사정포, 서울 타격 가능…우리가 대응 땐 북한도 치명상

북한 김정은, 중부전선 GOP 1㎞전까지 8월 초 암행 시찰



[ 정인설/이미아 기자 ]
미군의 핵심 수뇌부 세 명이 한·미 연합훈련에 맞춰 한국을 찾고 평택 주한미군 오산공군기지에서 합동 기자회견을 한 것은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한 미국의 강력한 경고로 해석된다. 이들은 한반도 위기와 관련해 “외교적 해법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내에서 대두되고 있는 ‘군사적 옵션’은 외교력을 뒷받침하는 수단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다만 “북한의 장사정포가 서울을 타격할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군사적 옵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다.

“외교 우선하되 군사 옵션도 가능”

존 하이튼 전략사령관(공군 대장)과 해리 해리스 태평양사령관(해군 대장), 새뮤얼 그리브스 미사일방어청장(공군 중장)은 한반도 유사시 대북 작전을 담당하는 핵심 지휘관들이다. 해리스 사령관은 미군 전력과 병력을 신속히 한반도로 증원하는 역할을 맡고, 하이튼 사령관은 해리스 사령관의 요청을 받아 B-1B 전략 폭격기 같은 전략무기를 한반도에 출동시킨다. 그리브스 청장은 주한미군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를 비롯한 미군의 미사일방어체계를 총괄한다.

미군 수뇌부 세 명이 지난 21일 시작된 한·미 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에 맞춰 이례적으로 한국을 동시 방문했다.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을 억제하도록 북한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서다.

실제 이들은 22일 기자회견에서 “언제든지 싸울 준비를 하고 있다”거나 “김정은이 옳은 선택을 하기 바란다”고 북한을 압박했다. 기자회견장에는 유사시 북한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패트리엇 발사대 2기를 설치하기도 했다.

그래도 어디까지나 외교적 수단이 최우선임을 분명히 했다. 해리스 사령관은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외교적 방안이 더 중요하다”며 “다만 강력한 외교 수단은 강력한 군사력으로 뒷받침돼야 하는 만큼 우리는 군사력으로 외교력을 지원한다”고 강조했다.

“장사정포 서울 타격할 수 있어”

미군 수뇌부들은 북한 미사일을 충분히 요격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해리스 사령관은 “우리 방어지역으로 들어오지 않는 미사일은 굳이 요격할 필요가 없지만 방어지역 내로 들어오는 미사일은 모두 요격할 수 있는 능력이 우리에게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 미사일 기술의 빠른 성장세에 놀라워했다.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 사령관은 “북한은 빨리 배우고 있고 나날이 발전하고 있어 그들의 말을 그대로 믿고 있다”고 했다. 이어 “북한의 여러 가지 위협이 있는데 장사정포는 정말 서울을 타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브룩스 사령관은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 우리는 정치적·외교적·경제적 수단을 이용해 모든 상황을 억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군사적 옵션 사용 가능성도 언급했다. 해리스 사령관은 “(북한을) 선제타격하는 것은 군사적 전략이기 때문에 먼저 공개하긴 힘들 것 같다”고 양해를 구했다.

미국의 압박에 북한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북한군 판문점대표부 대변인은 이날 담화를 통해 미군 수뇌부가 방한한 것에 대해 “사태의 엄중성을 더욱 배가해주고 있다”고 위협했다. 이어 “미제 침략군 우두머리들이 연이어 출몰한 곳에서는 어김없이 침략전쟁의 불꽃이 일곤했다는 것은 역사가 보여주는 엄연한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북한 제네바 대표부의 주용철 참사관은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군축회의에서 “핵 억지력을 강화하고 대륙 간 로켓을 개발하는 것은 미국의 핵 위협에 맞서 자기방어를 위한 적법하고, 합법적인 수단”이라며 “핵 무장력 강화를 위한 길에서 한 치도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달 초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경기 연천의 우리 군 GOP(일반전초)에서 1㎞ 떨어진 최전방 북한군 소초를 암행시찰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이 북한군 나름의 대비태세를 점검하고 모종의 임무를 부여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정인설/이미아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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