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디지털 무역플랫폼 수출과 트로이목마

입력 2017-08-23 18:41  

한진현 < 한국무역정보통신 사장 jinhan@ktnet.co.kr >


무역업체가 제품을 수출하기 위해서는 은행에서 종이 신용장을 찾아오고, 화물 선적과 통관을 위해 선사와 세관을 직접 방문해야 했다. 우리나라가 전자무역시스템을 도입한 25년 전만 해도 그랬다.

전자무역시스템은 무역 패러다임을 획기적으로 바꿨다. 무역 프로세스를 단순화하고, 종이 서류를 대폭 줄였다. 연간 6조원 이상의 경제적 효과를 통해 대한민국이 무역 강국으로 성장하는 데 일조했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 전자무역시스템에 대한 개발도상국의 관심과 도입 의지는 매우 높다. 필자가 올해 방문한 나라들도 예외가 아니다. 러시아와 유럽을 잇는 벨라루스나 서남아시아의 인구 900만 명 남짓한 요르단이 한국형 전자무역시스템 도입 의사를 밝혔다. 또 중부아프리카에서 정보통신기술(ICT) 선도국가로 떠오르는 르완다와 동아프리카의 허브 국가를 지향하는 케냐도 한국의 전자무역 플랫폼 도입에 적극적이다.

시스템 수출은 일회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행정 경험과 절차, 표준과 그 속에 들어 있는 산업문화를 통째로 옮겨놓는 ICT산업 중심의 새로운 한류를 만들어가는 일이다. 상대국의 ICT 기반 향상은 물론 선진 행정이나 산업 문화 배양과 프로세스 전반을 개선해주는 일이다.

필자의 회사도 그동안 23개국에 전자무역시스템 및 컨설팅을 수출해왔다. 한국형 전자무역시스템 수출을 통해 한국의 우수한 시스템을 접목하고, 추가 연계사업을 발굴함으로써 ICT 확산을 위한 토대로 활용하고 있다. 최근 전자무역시스템 수출을 기반 삼아 전자상거래로 범위를 확장해 디지털 무역 플랫폼 수출을 계획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처럼 전자무역시스템, 디지털 무역 플랫폼의 해외 진출은 개발 성장 중인 신흥 전략국가에 발전 기반을 제공하고, 국내 소프트웨어 및 유통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의 현지 시장 진출 토대도 이루는 등 ‘착한 트로이목마’인 상생형 글로벌 협력 사업이다. 한국형 시스템이나 플랫폼 수출은 개발 관련 중소기업의 해외 동반 진출로 이어질 뿐만 아니라 후속 사업에 국내 ICT 중소기업의 참여를 가능하게 한다. 또 해외 우리 기업에는 익숙한 플랫폼과 환경에서 더 쉬운 시장 접근이 가능하게 해 우리 기업의 경쟁력 향상을 가져온다.

음악이나 영상, 콘텐츠에서의 한류가 세계적인 선풍을 일으키듯이, 이제 플랫폼 수출에도 관심을 가질 때다. 아울러 정부 당국의 더 적극적인 관심, 특히 공적개발원조(ODA)를 추진하는 기관의 새로운 인식 전환과 지원이 절실하다.

한진현 < 한국무역정보통신 사장 jinhan@ktnet.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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