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욱의 전자수첩] 삼성이 갤럭시노트8에 '듀얼카메라'를 이제야 도입한 이유

입력 2017-08-24 07:00  

이른 도입보다 기술적 완성도 집중
자사 제품에 듀얼캠 확대 신호탄





[뉴욕=이진욱 기자] 삼성전자가 드디어 스마트폰에 듀얼카메라를 도입했다. 다소 늦은 감이 있긴해도 의미는 크다.

삼성전자는 23일(현지시간) 뉴욕에서 공개한 '갤럭시노트8'에 자사 스마트폰 최초로 듀얼 카메라를 탑재했다. 각각 1200만 화소 광각 카메라와 망원 카메라를 탑재했으며, 세계 최초로 두 카메라 모두 광학식 손떨림 보정(OIS) 기능을 지원한다는 점이 눈에 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듀얼 카메라 채택을 서두르지 않는 모습이었다. 중국의 화웨이, 미국의 애플보다도 적용 시점이 늦었다. 이른 출시보다 기술적 안정성과 완성도를 갖추는데 집중한 결과다.

삼성전자의 듀얼카메라 채택은 자사 스마트폰에 듀얼카메라를 채택하겠다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플래그십 모델 뿐 아니라 중급형에도 듀얼카메라를 지속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갤럭시노트8 뿐 아니라 내년 출시 예정인 신형 갤럭시A에도 듀얼 카메라 탑재를 검토중이다. 듀얼카메라 시장이 본격적으로 확대하는 시점을 지금으로 판단한 것이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직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전체 스마트폰 중 듀얼 카메라를 탑재한 스마트폰이 2016년 약 5%에서 2017년 약 11.8%로 두 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휴대폰 시장 전체로는 지난해 7360만대 수준에서 올해는 1억대 이상 증가한 1억 8330만대가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에 듀얼카메라를 도입한 또 다른 이유는 소비자 니즈다. 먼저 광학줌에 대한 사용자 니즈를 반영했다. 사용자들은 스마트폰에 탑재된 카메라로 고품질의 사진과 영상을 찍을 수 있었다. 그럼에도 '광학줌'은 늘 아쉬움으로 남았던 게 사실.

사용자들은 줌인을 할 때도 화질 저하 없이 선명한 이미지를 원했다. 또 심도를 조절해 피사체를 부각하는 보케(Bokeh) 효과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다. 일안반사식 디지털카메라(DSLR) 카메라는 경통을 돌려 렌즈를 전후로 이동시키면서 줌이나 심도를 조절할 수 있지만, 스마트폰에는 렌즈가 움직일 공간이 없다. 이에 대한 해답이 광각 카메라와 광학줌을 제공하는 망원 카메라를 조합한 듀얼카메라였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카메라로 촬영하는 게 일상이 된 만큼 카메라가 스마트폰을 선택하는 구매포인트가 됐다는 점도 감안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럭시노트8는 삼성전자의 양적·질적 카메라 기술이 집약된 제품"이라며 "듀얼카메라 기술을 통해 화질은 물론 사용자가 느끼는 감성과 편의성 등 종합적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선택'의 문제였지 '기술'의 문제는 아니었다는 얘기다.

뉴욕(미국)=이진욱 한경닷컴 기자 showg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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