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가 25% 폭락했는데…대형마트는 계란값 '찔끔' 인하

입력 2017-08-24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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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 산지 가격이 '수요 절벽'으로 인해 폭락하면서 이마트 등 대형마트들도 지난 23일 일제히 계란 값을 내렸지만 소비자 반응은 차갑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사태 당시 공급이 부족하자 계란 값을 큰 폭으로 올린 것과 달리 내릴 땐 '찔끔' 인하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산지가 폭락에 따라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3사는 일제히 계란 가격을 내렸다.

이마트는 '알찬란 30구'짜리 소비자 가격을 기존 6980원에서 100원 내린 6880원에 판매하겠다고 밝혔지만 여론이 좋지 않자 급하게 인하폭을 500원으로 조정했다.

홈플러스도 한 판에 7990원이던 가격을 6980원으로 대형마트 3사 중 가장 많이 내렸지만 이미 높은 가격에 판매하고 있어 여전히 이마트보다 비싸다.

계란값 인하 계획이 없다던 롯데마트도 경쟁사가 가격을 내리자 뒤늦게 인하에 동참했다.

롯데마트는 원래 6980원이던 한 판 가격을 200원 내리겠다고 발표했지만 뒤늦게 600원 인하로 조정했다.

대형마트 3사가 모두 계란 한 판 가격을 6000원대로 내렸지만 여전히 AI 발생 전인 지난해 11월 초보다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15일 살충제 계란 파동이 벌어지면서 계란 수요가 급감하자 이미 산지 가격은 AI 발생 이전보다 낮은 수준까지 내려왔다.

대한양계협회에 따르면 AI 발생 전인 지난해 11월10일 계란 산지가는 개당 171원이었지만 지난 23일엔 127원까지 떨어졌다.

AI 발생 직전 이마트 알찬란 한 판 가격은 5980원이었지만 산지가가 그때 보다 낮은 지금 가격은 6480원으로 그때보다 500원 비싸다.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도 산지 가격이 AI 발생 직전보다 낮은 현재 계란 한 판 값은 오히려 10%가량 비싸다.

이마트는 AI 발생 직전 5980원이던 계란 한 판 가격을 두 달 만에 7580원으로 26.7% 인상한 바 있다.

서울 성동구에 사는 주부 한 모씨(41)는 "대형마트들이 계란 가격을 올릴 땐 큰 폭으로 올리고 내릴 땐 소비자 눈치를 보다가 어쩔 수 없이 내리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계란 가격이 결정되는 구조가 투명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AI 당시에는 계란 공급 부족 사태가 장기화 됐던 것과 달리 현재의 수요 감소는 일시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며 "마트 특성 상 계란 산지가를 실시간으로 반영할 수 없는 것도 이유"라고 설명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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