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오쇼핑·E&M 등 3곳 빼고 올 들어 CJ그룹주 모두 하락
하반기 실적 전망도 '먹구름'
[ 강영연 기자 ] CJ그룹주의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CJ그룹 상장사들의 시가총액은 올 들어 5000억원가량 증발했다. 코스닥 상장사인 셀트리온에도 밀리며 간신히 20조원대를 지키고 있다. CJ제일제당, CJ CGV 등 주요 계열사들이 잇달아 부진한 실적을 낸 탓이다. 이재현 CJ그룹 회장과 국민연금공단이 보유한 CJ그룹 상장사 지분 가치도 크게 줄었다.
◆대주주 지분가치 2년 새 9681억원 증발
CJ그룹 지주사인 CJ는 2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17만3000원에 마감했다. 올 들어 7.49% 하락했다. 시가총액 순위도 올해 초 45위에서 57위로 밀려났다.
2015년 8월 사상 최고가(장중 32만8500원)를 기록했던 CJ 주가는 끝없이 하락 중이다.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됐던 이 회장이 지난해 8월 사면받았지만 주가 반등에는 실패했다. 지난 5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며 배당 확대 등에 대한 기대감으로 20만원대를 회복했지만 오래 가지 못하고 다시 10만원대로 내려앉았다.
CJ헬로비전(-12.17%) CJ씨푸드(-7.93%) CJ CGV(-7.67%) CJ대한통운(-6.70%) CJ제일제당(-1.34%) 등 다른 그룹주도 하락세다. 올 들어 주가가 오른 CJ그룹주는 CJ오쇼핑(31.92%) CJ프레시웨이(9.36%) CJ E&M(3.95%) 세 곳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17.24%)을 넘어선 기업은 홈쇼핑 기업인 CJ오쇼핑 하나다.
가장 큰 이유는 실적 부진이다. 지난 상반기 CJ제일제당은 메티오닌(아미노산) 판가 하락 등으로 바이오 부문 실적이 악화됐다. CJ CGV는 특별한 히트작이 없었던 영화 시장 침체의 영향을 그대로 받았다. CJ푸드빌은 해외 사업에서 적자가 커지면서 지난달 최고경영자(CEO)가 교체되는 내홍까지 겪었다.
그러다 보니 CJ그룹 전체 시가총액은 급락하고 있다. 2015년 말 25조7026억원에 달했던 시가총액이 20조3233억원(24일 종가 기준)으로 줄었다. 2년도 안 된 사이에 5조4000억원이 증발한 셈이다. 코스닥 대장주인 셀트리온(14조417억원)과 셀트리온헬스케어(6조5610억원)를 합친 20조6027억원보다 낮다.
이 회장이 보유한 CJ그룹 상장사 주식가치는 24일 기준으로 2조2238억원으로 2015년 말과 비교해 9681억원 줄었다. 이 회장이 42.07%를 보유한 CJ 시가총액이 2조원 넘게 떨어진 탓이다. 국민연금이 보유한 CJ그룹 상장사 주식가치도 같은 기간 7672억원 감소했다.
◆하반기에도 반등 어려울 듯
CJ그룹은 그나마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CJ오쇼핑과 단체급식 사업에서 성장하고 있는 CJ프레시웨이 등에서 희망을 찾고 있다. 오린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CJ오쇼핑에 대해 “모바일 부문 매출이 늘고 있고 해외 법인 구조조정도 마무리 단계여서 안정적인 성장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하반기에도 그룹 내 상장사들의 주가 반등은 요원하다. 주력 계열사인 CJ제일제당, CJ CGV 등의 실적 전망이 비관적이기 때문이다. CJ제일제당은 하반기 원당 등 원재료 가격 하락으로 수혜가 예상되지만 가정간편식(HMR) 등 가공식품 부문 경쟁이 과열되면서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다.
CJ CGV도 대작 영화 ‘군함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국내 시장에서 영업적자가 심화되고 있다. 13개 증권사가 CJ CGV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지인해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CJ CGV의 국내 실적이 예상보다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며 “3분기에도 특별한 흥행 콘텐츠가 없으면 실적 반등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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