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카락보다 가는 탄소실, 팽창·수축하면서 전기 발생
'반영구 운동 기계' 눈앞
[ 박근태 기자 ] 한국 과학자가 주도한 국제 공동연구진이 스스로 전기를 생산하는 실을 세계에서 최초로 개발했다. 전기로 작동하는 로봇의 인공근육에 실을 붙이면 일부를 회수할 수 있어 ‘반영구 운동’을 하는 기계 장치나 전기 공급이 필요없는 전자 기기가 머지않아 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선정 한양대 전기생체공학부 교수와 미국 텍사스대, 중국 장난그래핀연구소 연구진은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면서 전기를 생산하고 저장할 수 있는 실을 개발했다고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24일자에 소개했다.
이 실은 탄소 원자가 벌집 모양으로 연결된 원통형 물질인 탄소나노튜브 수만 개가 한 올을 이루는 형태다. 실 주변에는 전기가 통하는 물질인 고체 전해질을 발랐다. 고무동력기의 고무줄처럼 실을 한쪽 방향으로 꼬면 실에서 전기가 생산된다. 실에는 ‘트위스트론’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영어 ‘트위스트(꼬다)’와 ‘트론(기구)’의 합성어로 실이 고무줄처럼 꼬였다 풀리며 전기가 반복적으로 생산됐다가 저장된다는 뜻이다.
연구진은 머리카락보다 가는 굵기 70㎛, 길이 58㎝, 무게 19.2㎎인 실로 초록색 발광다이오드(LED) 하나를 켜는 데 성공했다. 또 일반 티셔츠에 실을 꿰매 측정한 결과 티를 입은 사람이 주기적으로 숨을 내쉬기만 해도 전기가 생산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사람이 숨을 들이켰다 내쉬는 과정에서 가슴이 수축했다 팽창하며 전기가 생산된 것이다.
김 교수는 “향후 로봇의 인공근육에 붙이면 스스로 전기를 생산해 공급받는 반영구 기관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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