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실형, 삼성電 영향 미미…싼 주가 매수할 만"

입력 2017-08-25 16:14   수정 2017-08-25 22:52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이 주요 뇌물 공여 혐의에 대해 1심에서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이 부회장의 실형이 삼성전자나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는 25일 이 부회장에게 적용된 공소사실과 관련해 5개 혐의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5년을 선고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 측에 433억원 상당의 뇌물을 주거나 주기로 약속한 혐의 등 기소된 5개 혐의 모두 유죄로 인정됐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번 사안이 삼성전자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며 "삼성전자 주가가 기업실적 등 펀더멘털(내재가치)에 따라 이미 많이 변동한 상태에서 1심의 주가 영향력은 크지 않을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영장실질심사 이후 지난 7일 결심 공판에서 특검이 이 부회장에게 징역 12년을 구형하면서 삼성전자 주가에 재판 관련 우려가 선반영된 부분이 있는 만큼 추가적으로 충격이 나타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도 "삼성전자의 기업가치와 펀더멘털은 훼손되지 않을 것"이라며 "주가는 사전에 이 부회장의 재판 결과를 먼저 반영한 만큼 (이번 판결이) 주가에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센터장은 "이 부회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가 이뤄진 지난 2월 이후 삼성전자 주가가 많이 상승한 부분에 비춰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죄 판결로 이 부회장이 2심에서도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게 되겠지만 현 경영진이 삼성전자를 잘 꾸려나갈 것이란 관측이다. 그동안 이 부회장의 공백, 구속 여부와 관계 없이 삼성전자가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점을 예로 들었다.

양 센터장은 "반도체 사업 호조는 물론이고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노트8' 역시도 무사히 출시됐다"며 "오너가 자리를 비우더라도 경영진들이 원활한 소통을 통해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 부회장의 사건은 1심 결과와 무관하게 2·3심 재판이 불가피한 만큼 삼성전자 주가와 증시 향배에는 중립적이란 평가가 많다.

이 부회장 측이 판결에 불복해 항소할 전망이고, 이는 향후 3심 선고 때도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의 1심 재판이 평균(127.1일)을 훌쩍 뛰어넘는 기간 동안 진행된 점을 고려하면 2·3심 심리도 장기화할 가능성도 있다.

최종적으로 이 부회장의 유죄가 확정될 경우 미국 해외부패방지법(FCPA) 적용 우려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반대했던 미국계 사모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투자자국가간 소송(ISD)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현 시점에서 삼성전자 주가에는 영향이 미미할 것이란 관측이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종적으로 이 부회장의 유죄가 확정될 경우 삼성전자가 미국 FCPA에 적용될 우려가 있지만, 이 역시 국내에서 판결이 내려진 후 결정될 사안"이라며 "해외 시장에서 일부 기업 이미지 실추 등이 나타날 수 있지만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부회장의 1심 선고가 되레 불확실성 해소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심 판결이 내려진 만큼 삼성전자의 불확실성 요인은 걷히게 될 것"이라며 "지금 주가는 펀더멘털 대비 낮은 수준이란 점을 고려해 포트폴리오에 넣을 만 하다"고 진단했다.


오정민 · 채선희 ·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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