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의 증언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유죄 판결에 결정적인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7일 복수의 언론에 따르면 승마 지원에 특혜가 없었다는 삼성 측의 논리를 무너뜨린 것은 실직적 수혜자인 정유라의 증언이었다.
지난 25일 선고 초반 재판부는 이 부회장과 박근혜 전 대통령 사이에 청탁이 오간 직접 증거가 없다고 말해 법정을 술렁이게 만들었다. 그러면서도 삼성의 정유라 씨의 승마 훈련과 영재센터 지원에 '묵시적 청탁'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재판부는 특히 '말 소유권은 넘겨달라는 최순실 씨의 요구를 삼성 측이 들어줬다'며 뇌물 판단의 근거로 삼았다.
재판부가 이런 심증을 굳힌 결정적 계기는 지난달 12일 법정에 깜짝 출석했던 정유라 씨의 증언이라는 게 법조계의 분석이다.
정유라는 7월12일 이재용 부회장 재판의 증인으로 법정에 기습 출석해 "엄마가 '말을 돈 주고 살 필요 없다' '삼성 말을 네 것처럼 타라'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또 "말 교환 전날 엄마가 코펜하겐에서 박상진 황성수 등 삼성 임원과 만났다"고 말했다. 말 교환을 몰랐다는 삼성 측 주장이 거짓이란 뜻이냐는 특검 측의 질문에도 "그렇다"고 대답했다.
재판부는 수혜자인 정씨의 증언을 결정적인 단서라고 봤다. 결국 이 부분이 이 부회장의 범죄수익은닉과 재산국외도피 혐의를 유죄로 판단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재판부는 "이 부회장이 최순실과 정유라의 존재를 인식하고 지원했다"고 밝혔다.
삼성이 영재센터에 거액의 후원금을 내는 과정에서 이 부회장이 관여했는지를 판단하는 데는 안종범 전 수석의 수첩이 큰 역할을 했다. 재판부는 지난해 2월15일 안 전 수석의 수첩에 빙상, 승마 라는 단어가 적혀 있다며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단독면담에서 지원 언급이 나온 걸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전 정권 민정수석실에서 작성된 보고서를 근거로 박 전 대통령이 삼성의 경영권 승계문제에 큰 관심이 있었단 사실이 인정된다고도 밝혔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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