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블랙스톤 칼라일그룹 등에서 보듯 경영권을 확보한 뒤 기업가치를 높여 수익을 남기는 바이아웃 투자를 하는 PEF는 한국에서도 낯설지 않다. 문제는 국내에서 바이아웃하면 아직도 론스타를 말할 만큼 PEF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나 오해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먹튀’로 간주하는 게 단적인 사례다. 하지만 바이아웃 회사는 주로 잠재력이 좋은 기업을 인수한다. 평균 4~7년간의 투자기간이 말해주듯 중·장기적으로 기업가치를 제고하고, 구조조정을 지연하기 일쑤인 국가 정책자금과 달리 시장 주도 구조조정에도 기여한다.
문제는 북미에서 바이아웃이 성장자본의 3배에 달하는 데 비해 한국은 반대라는 점이다. PEF가 자회사 경영에 직접 참여한 비중이 작다는 것이어서 그 역할이 확대될 여지가 그만큼 많다. 혁신적 경영 변화, 기업가치 제고, 전략적 투자자 등을 필요로 하는 기업이면 PEF에 눈을 돌릴 만하다.
금융시장 측면에서도 그렇다. 바이아웃으로 고수익 투자처 제공, 인수합병(M&A) 시장 활성화, 경영자 시장 확대 등을 기대할 수 있다. 투자은행, 은행 및 증권사, 연기금, 보험사, 공제회, 회계법인, 로펌, 컨설팅사, 헤드헌터 등 연관된 분야 또한 넓다. 금융위원회가 업무보고에서 정책금융 지원 확대를 강조했지만, 그보다 민간 벤처캐피털과 함께 사모펀드를 더 활성화하는 방안을 고민할 때가 아닌가 싶다. 한국 금융의 해외 진출 가능성도 3000억달러로 추정되는 세계 바이아웃 시장에서 찾는 게 더 빠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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