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커 급감에 여행사들 '따이궁 모시기'

입력 2017-08-28 17:36  

사드 보복 이후 '고육책'

면세점에서 받은 수수료 대부분 떼주며 모집 나서



[ 이선우 기자 ] 여행사들이 ‘따이궁(代工) 모시기’에 앞다퉈 나선 것은 지난 3월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 이후 자취를 감춘 중국인 단체관광객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지정한 161개 중국 전담 여행사 가운데 경영난에 빠진 10%가량의 여행사가 가담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익명을 원한 중국 전담 여행사 대표는 “사드 사태 이후 매달 한국을 찾는 개별 중국인 관광객 가운데 따이궁의 비중이 80%를 차지하는 여행사도 있다”고 전했다. 그는 “지금까지 따이궁은 영세한 중소 여행사나 정식 면허가 없는 가이드들이 대부분 취급했지만 사드 사태 장기화로 자금 압박에 시달리는 중국 전담 여행사 가운데 일부가 불법인 줄 알면서도 가담하고 있다”고 했다.

올 들어 지난 7월까지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 수는 253만4178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6.5% 급감했다. 지난 5월 새 정부 출범과 함께 한·중 양국 간 잠시 ‘화해무드’가 조성되면서 올 9~10월이면 단계적으로 금한령(禁韓令·중국 정부의 한류 콘텐츠 규제)이 풀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여행사와 따이궁 간 거래 형태도 다양해지고 있다. 여행사가 따이궁을 모집하기도 하지만 도산 위기에 처한 국내 여행사 사정을 악용해 중국 현지에서 따이궁 단체 파견을 먼저 제안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일부 따이궁은 여행사로부터 페이백 형태로 돌려받는 수수료 규모를 놓고 여행사 간 경쟁을 붙이기도 한다.

김리희 한국관광통역안내사협회 부회장은 “종전 단체관광객을 면세점에 보내고 여행사와 가이드가 받던 25~30%의 수수료 중 대부분을 따이궁에게 떼주고 수수료 2~3%만 받으면서 숙박에 교통비 등을 제공하는 여행사도 있다”고 했다. 이어 “최근 중국 세관에서 문제가 발생하면서 일부 따이궁은 베트남, 태국 등 동남아시아 관광객으로 위장해 한국 면세품을 사재기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선우 기자 seonwoo.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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