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기열 기자 ] 삼성중공업이 최근 한 달 새 1400억원을 웃도는 현금 확보에 성공하면서 올해 대규모 차입금 만기 도래에 따른 유동성 고비를 무난히 넘길 전망이다.
2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전날 사모사채 발행으로 모두 820억원을 조달했다. 만기별로 1년6개월 만기 620억원, 2년 만기 100억원, 2년6개월 만기 100억원어치를 발행했다. 지난달 28일 발행한 1년 만기 회사채 600억원어치를 포함할 경우 한 달 만에 1420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이번 조달 자금은 다음달 만기를 맞는 회사채 상환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삼성중공업이 올해 갚아야 하는 회사채는 모두 6000억원어치로 이 중 4000억원어치는 지난 2월 이미 상환을 완료했다. 다음달 26일 만기를 맞는 2000억원만 해결하면 올해 추가로 갚아야 할 회사채는 없다.
삼성중공업 사모사채는 일부 캐피털사와 공제회가 적극적인 관심을 보인 덕분에 시장 예상보다 저렴한 이자비용으로 소화된 것으로 파악됐다. 발행금리는 1년6개월물이 연 4.2%, 2년물이 연 4.4%, 2년6개월물이 연 4.6%다. 채권평가사들이 유통시장 가격을 반영해 평가한 금리보다 만기별로 적게는 0.7%포인트에서 많게는 1.4%포인트나 낮은 수준이다. 지난달 1년 만기 회사채 발행 당시에도 자산운용사들의 수요가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외 금융시장에선 지난해까지만 해도 국내 조선업체들이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맞을 것이란 우려가 컸다. 대규모 해외 플랜트사업 손실과 수주절벽 속에서 수천억원의 차입금 만기를 해결해야 했기 때문이다. 삼성중공업은 부정적인 업황 전망 탓에 2015년 이후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자금을 모집하는 공모 회사채를 발행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3월 삼성중공업의 신용등급을 ‘BBB+(부정적)’로 평가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1조1409억원의 유상증자 성공과 올 상반기 흑자전환으로 자금 조달에 숨통이 트이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한 회사채 발행 담당자는 “시중은행들이 여전히 조선업 대출을 옥죄고 있지만 다행히 자본시장에서 신용경색이 서서히 풀리는 분위기”라며 “올해 만기 도래하는 차입금을 문제없이 상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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