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달 새 6조 순유출… 동양자산운용에 무슨 일이

입력 2017-08-29 18:09   수정 2017-08-30 08:38

지난달 국민연금서 2조 회수…MMF도 한달 새 바닥 드러나
최근 수익률 높이기 위해 고위험자산 늘린 게 '화근'
'채권 명가' 명성 흔들



[ 김우섭 기자 ] 채권 운용 ‘명가’인 동양자산운용이 밀려드는 환매로 2015년 9월 중국 안방보험에 매각된 이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최근 석 달 새 운용 펀드에서 유출된 자금이 6조원에 달한다. 지난달 초 국민연금관리공단은 동양자산운용에서 약 2조원의 자금을 회수했다. 1조8000억원 규모였던 머니마켓펀드(MMF)는 최근 한 달 새 바닥을 드러냈다.

2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동양자산운용의 고객 순자산 총액은 21조3588억원으로 나타났다. 100일 전인 지난 5월18일 이 회사의 순자산 총액은 27조2576억원이었다. 이 기간에 전체 자금의 21.6%(5조8988억원)가 빠져나갔다.


동양자산운용의 자금 유출 속도는 하반기에 접어들며 급격히 빨라졌다. 지난달 초 국민연금은 2조원가량의 채권 부문 일임 자금을 동양자산운용에서 일부 회수했다. 동양자산운용이 올 상반기에 국민연금의 벤치마크 수익률에 한참 못 미치는 성과를 낸 게 원인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달 들어선 ‘동양 큰만족 신종 MMF 3호’에서 ‘펀드런(대규모 환매)’이 일어났다. 이달 초 1조8269억원이었던 이 펀드의 설정액은 현재 1억원 이하로 줄었다. ‘동양 큰만족 법인MMF1(국공채)’에서도 이번달에 3466억원이 빠져나가는 등 환매가 이어지고 있다.

MMF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기업어음(CP), 콜 등 1년 이내의 단기금융상품에 투자해 수익을 되돌려주는 상품이다. 동양 큰만족 신종 MMF 3호는 분식회계 혐의로 검찰조사를 받고 있는 한국항공우주(KAI)의 3개월짜리 CP를 포트폴리오에 담고 있다.

이 사실을 인지한 기관투자가들은 한꺼번에 펀드 환매를 요청했고, 동양자산운용은 수익률 악화를 이유로 펀드 환매를 연기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담당 펀드매니저는 “단기 자금을 보관하는 성격의 MMF는 현금성 자산으로 분류돼 안정적인 운용과 유동성 확보가 중요하다”며 “채권 운용 경험이 풍부한 동양자산운용에서 펀드런이 일어났다는 게 의아하다”고 말했다.

동양자산운용은 전통적으로 채권 운용에 강점을 보였다. 모회사인 동양생명 이외에도 안정적인 수익을 원하는 은행이나 보험, 연기금 등에서 꾸준히 자금을 유치했다. 전체 순자산 가운데 채권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75.2%(16조695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최근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무리한 투자에 나선 게 대규모 환매 사태로 이어졌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동양자산운용은 8월 운용보고서에서 시장의 유동성이 풍부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7월과 8월엔 펀드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자산을 편입시키는 데 중점을 두고 운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동양자산운용 경영진의 경영 스타일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줄어든 수탁액을 회복하기 위해 경영진이 직원들에게 과도하게 실적 개선 압박을 주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펀드매니저들이 펀드를 공격적으로 운용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펀드매니저와 관리직 직원들의 이탈도 이어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권태오, 임정환 펀드매니저 등이 회사를 떠났다. 경영 지원 부서의 이탈자도 속출하고 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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