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경목 기자 ]
지난해 3월 경기 여주에서 치매를 앓고 있던 원모씨(84)가 실종됐다. 가족들은 발을 동동 굴렀지만 원씨는 반나절 만에 가족 품으로 돌아왔다. SK하이닉스가 원씨에게 무상으로 제공한 위치추적 감지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치매 노인 보호와 실종 문제 해결을 위해 SK하이닉스가 위치추적 감지기를 대대적으로 보급하기로 했다.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과 박진우 경찰청 차장은 29일 서울 미근동 경찰청에서 ‘치매 환자 실종 예방 및 신속 발견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6000대, 내년부터 2020년까지 3000대씩 치매 환자 1만5000명에게 위치추적 감지기를 지원할 계획이다. 지난해 초 사업장 인근 지역을 중심으로 치매 환자 700명에게 위치추적 감지기를 보급한 시범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이를 위해 SK텔레콤 협력사인 리니어블에서 크기가 기존 제품의 절반 수준인 위치추적 감지기를 새로 공급받았다. SK텔레콤의 통신망을 이용하며 연간 1인당 1만원이 드는 통신비도 지원한다.
시범 사업에서 위치추적 감지기는 치매 환자를 조기 발견하는 데 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위치추적 감지기를 지원받은 치매 환자 700여 명 가운데 30건이 넘는 실종 사건이 발생했지만 모두 조기에 발견됐다. 경찰 인력의 효율적인 활용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치매 환자가 실종되면 평균 10명의 경찰관이 수색에 투입돼 발견까지 14.8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치매 환자 실종 건수가 9869건에 달한 점을 감안하면 연인원 10만 명에 이르는 경찰이 투입된 셈이다.
박 부회장은 “메모리반도체를 만드는 SK하이닉스가 치매로 기억을 잃어가는 어르신들께 메모리에 해당하는 역할로 도움을 드릴 수 있어 보람을 느낀다”며 “환자들이 정상적인 일상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도움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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