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CU 헤이루
업계 첫 상품연구소 열어
해외소싱팀이 원재료 조달
재료 신선하고 값은 싸게
[ 이수빈 기자 ]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의 김민규 스낵식품팀 상품기획자(MD)는 올해 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라온 한 게시물에서 상품 아이디어를 얻었다. ‘수박바 끝부분이 정말 맛있다. 이 부분만 나온 아이스크림이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었다. 여기에서 착안해 개발한 제품이 지난달 CU가 출시한 ‘거꾸로수박바’다. 일반 수박바 아이스크림과 반대로 초록색 부분이 빨간색 내용물보다 많다. 이 제품은 출시 한 달 만에 300만 개 이상 팔려나갔다.
CU가 자체상표(PB) 헤이루를 출시한 건 작년이다. 2015년 편의점업계 최초로 서울 강남 사옥에 상품연구소를 연 뒤 상품과 브랜딩 작업을 통해 통합 PB로 내놨다. 헤이루는 인사말 ‘헤이(hey)’에 통통 튀는 동물 캥거루의 ‘루’를 붙인 말이다. 상품연구소에는 셰프, 면 전문가, 영양사, 쌀밥 전문가, 양념 전문가 등 인력 9명이 있다. 각 상품 부서에서도 MD들이 상품을 기획하며 아이디어를 낸다. 냉장냉동식품 MD가 제품 아이디어를 떠올리면 상품연구소에 기획안을 가져가 전문 인력과 협업해 제품을 개발하는 식이다.
편의점 PB는 대부분 같은 제조업체에서 생산하고, 품목들도 비슷하다. 한 편의점이 단독상품을 개발해도 다른 편의점에서 금방 따라하기 때문이다. CU는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제품 원료를 차별화하고 있다. 올해 초 해외소싱팀을 신설했다. 이 부서 직원들은 세계 각지를 돌며 질 좋고 값싼 원재료를 조달해온다. CU가 올해 출시한 새우 간편식 시리즈가 해외소싱팀을 통해 개발한 상품이다. 태국에서 직접 새우를 조달하면 국내에서 조달할 때보다 재료 선도가 높고 가격은 싸다.
CU는 헤이루 브랜드를 기획하면서부터 친구처럼 친근한 이미지를 콘셉트로 정했다. 1인가구뿐 아니라 가족단위 소비자까지 타깃층을 넓히자는 취지였다. 디자인 전문 업체와 협업해 ‘헤이루 프렌즈’ 캐릭터를 디자인했다.
헤이루 프렌즈는 애니메이션처럼 스토리도 구성했다. 뮤지컬 배우를 꿈꾸는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하루’가 박스를 머리에 쓰고 다니는 ‘샤이루’, 마법의 주머니로 무엇이든 만들어내는 ‘케이루’와 함께 손님들의 문제를 기발한 상품으로 해결해준다는 내용이다. CU는 헤이루 프렌즈로 ‘2016 대한민국 디자인대상’에서 디자인경영부문 대상을 탔다.
지난해 CU의 PB상품 매출은 35.3% 증가했다. 올해 1~7월에는 37% 뛰었다. 업계에서는 CU 전체 매출 중 30%가량이 PB상품에서 나온다고 추정하고 있다. 자체 커피브랜드인 ‘카페 겟’을 제외하면 대부분 헤이루 매출이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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